이달 9일 중·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첫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권혁제 정관고 교장은 1일 "(온라인 개학) 소식을 듣고 어제 학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고3 학생 50만 명을 가르치는 교사가 2만 명에 달하는데 온라인 수업을 위한 각종 제작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콘텐츠 만드는 일을 고작 8일 안에 끝내라는 말인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애초 온라인 수업을 염두에 뒀다면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짰을 텐데,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고 콘텐츠와 플랫폼 선택, 학생들 기기도 체크해야 해 업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교원단체는 공통으로 함께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면서도 온라인 개학에 대해 정부와 교육당국의 보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온라인 수업 환경을 신속히 조성하고 학생·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일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을 통해 △학교 내 무선인터넷 설치 △원격수업을 위한 학교 내 사이트 접속 제한 해제 △저작권 분쟁 선제적 해결 △교사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예방책 마련 △온라인 활용을 위한 학생·학부모 미디어 윤리 교육 등 선행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논평을 내고 "온라인 수업이 수업일수·시수로 인정되려면 학교급별·학년별·교과별로 풍부한 수업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사와 학생이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학교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교사들이 새로운 온라인 수업 환경에 적응하고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보완을 촉구했다.
정부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단말기와 인터넷 환경이 부족하다는 교육 현장의 우려에 원격 수업 환경 구축 지원에 나섰다.
교육부는 주가 보급분 5만 대, 학교·교육청이 보유 중인 스마트기기 약 23만 대, 삼성전자·LG전자 기증 3만6000대 등 총 31만6000대를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 대여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3사와 협의해 EBS 교육사이트 등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콘텐츠를 이용할 때 데이터를 무제한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