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서 “중국 국가안전부(MSS) 직원의 지원을 받아 해킹에 가담한 리샤오위와 둥자즈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공격 대상은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독일 스페인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일본 등 11개 국가에 있는 기업이다. 법무부는 해커 공격 대상이 된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법무부는 “이들이 방산업체의 자료와 무기체계, 의학 자료 등을 빼갔다”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무역 기밀과 지식재산권 외에 다른 가치 있는 정보들도 훔쳤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방산업체에서 무선 레이저 기술을, 미국과 일본의 회사에선 가스 터빈 도면을 빼냈다. 이들의 해킹 작업은 최소 200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는 두 해커가 코로나19 백신 연구 자료를 훔치는 데 성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커들의 공격이 코로나19 연구를 더디게 하거나 혹은 조작된 자료로 결과를 내게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화웨이 퇴출 등으로 긴장 상태에 놓인 미·중 관계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디머스 차관보는 “개인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해커들에게 중국 정부는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한다”며 비난했다.
두 해커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움직였다는 정황 증거도 포착됐다. 이들은 홍콩 민주화 활동가와 천안문 시위 참가자, 중국 내 기독교 목사 등 반체제 인사들의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MSS에 넘겼다. 디머스 차관보는 “일반적인 해커 범죄는 인권 활동가와 성직자에 관심이 없다”며 “다양한 해킹 대상을 보면 그들이 어떻게 정부의 지시를 받았는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해커를 지원한 중국 정부 관료가 누구인지 파악했지만 지금은 기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블룸버그의 인터뷰 요청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7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인용했다. 당시 화 대변인은 “중국은 오랫동안 사이버 공격의 주요 피해자였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을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