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학기 ‘선택적 패스제’를 운영했던 대학들이 2학기에는 이를 도입하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 해당 제도를 운영하지 않았던 대학들도 1학기보다 엄격하게 성적평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와 동국대, 세종대 관계자는 “2학기에는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제도가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교육적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성적 변별력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대학 경쟁력도 실추시킬 수 있다”며 그 이유를 들었다.
‘선택적 패스제’란 시험 성적이 공지된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가져갈지 혹은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본래 성적을 그대로 받게 되고 선택하면 D학점 이상은 ‘패스’로 표기된다. 패스로 표기된 성적은 학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고 해당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만 인정된다.
선택적 패스제는 일부 대학에서 비대면시험을 치르다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달 초 홍익대가 처음으로 선택적 패스제 도입한데 이어 서강대, 동국대, 세종대, 서울과학기술대도 합류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 학기 강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데다 기존처럼 성적을 엄격하게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 선택적 패스제 같이 완화된 성적 평가 방식의 도입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선택적 패스제’가 최고의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패스할 과목은 버리고 A+ 받을 과목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학점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선택적으로 성적이 잘 나온 과목은 놔두고 아닌 건 패스하는 등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학들은 2학기 수업운영 방식을 두고 대학들이 온ㆍ오프라인 병행에 무게를 두면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화여대와 경희대 관계자는 “2학기는 코로나19 상황에 맞물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돼 운영되는 만큼 교수님의 자율로 성적이 부여될 것”이라면서 “1학기 처럼 선택적 패스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고려대 역시 선택적 패스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고려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성적평가의 방식은 이달 18일 수강신청 이전에 공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뒤늦게 1학기 ‘성적 평가 방식’을 놓고 의견을 수렴한 학교도 있다.
연세대는 올 1학기를 코로나19로 인한 ‘재난학기’로 판단하고 한시적 학점포기제도를 도입했다. 학점포기제도는 학생들이 원할 경우 이 기간 이수한 과목 중 성적이 좋지 않은 1과목에 대해 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연세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와 올해 여름학기와 2학기에 대해서도 재난학기를 인정할지를 두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