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철강이 잘못된 시장 예측으로 재고자산이 크게 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18일 한일철강의 주가는 지난 3일 1만2000원에서 8600원(18일 종가기준)으로 40% 가까이 급락했다.
더욱이 지난 17일에는 250일내 신저가 7620원을 기록하며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급락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 받기도 했다.
한일철강은 이날 조회공시를 통해 “주가급락 요인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최근 재고자산이 급격하게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철강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214억원에 불과하던 재고자산은 올 3분기 1176억원으로 급증하며 5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매출총액인 1177억원과 비슷한 규모로 올 3분기 누적매출액 1342억원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한일철강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해 원자재를 평상시 보다 60∼70% 이상 수입했다”며 “내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재고가 크게 늘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한 “원화 약세장에서 원자재를 외환으로 결재하다 보니 회사가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말했다.한일철강은 지난 9월 16일 원재료 구매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100억원 규모의 외화차입을 마쳤다.
한일철강의 심각성은 재고자산 증가로 유동부채가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이다.한일철강의 지난해 말 유동부채는 47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 3분기에는 1774억원으로 급증했다.
유동부채는 결산일로부터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부채로 같은 기간 유동자산이 1859억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단기부채 상황능력에서 재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모 회계법인 회계사는 “재고자산 증가로 총자산 회전율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79%에서 48%로 떨어져 팔아서 남는 것이 없는 상태에 달했다”며 “유동비율이 악화로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