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안한 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어 이들의 매수세 지속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 경기침체 가시화로 부진한 경제 지표와 대규모 경기 부양책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변동성 높은 시장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주요 투자주체인 기관과 외국인들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반면 개인의 매수세 유입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중후반부터 시작된 개인의 대규모 '사자' 분위기는 전날에도 지속됐었고 5영업일 동안 무려 1조원어치 이상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은 지난주 무려 8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했고 이번주 들어서도 2거래일 연속 5000억원 이상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고 있다.
증권업게에 따르면 이처럼 개인들이 연일 매수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들이 현재 주식시장을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의 급락과 일본의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소식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매도로 낙폭을 키운 결과 엿새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재차 상승세로 전환, 1400원대로 치솟았다.
채권시장에서도 채권값이 재차 급락하면서 주가ㆍ원화ㆍ채권값의 트리플 약세로 금융시장의 불안 강도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는 현재 시장 불안감이 재차 확대되면서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양대 투자주체인 기관과 외국인들마저 주식 매집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외부 변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상 이같은 매수세 지속은 오래가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다시 말해, 시장이 박스권을 하향 이탈하며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체력이 달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행진은 멈출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펀드의 대중화와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 확대로 개인의 입지가 좁았던 게 사실이나 최근 주가 급락기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 개인들의 적극적인 매매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실제 증권선물거래소의 최근 집계결과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하락과 함께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비중이 20% 아래로 내려간 반면 개인들의 매매 비중은 70%에 육박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질고객예탁금 역시 큰 폭으로 증가, 올초 이후 10조원 이상 늘어난 금액 중 절반이 지난 10월 주가 폭락기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도 "개인의 자금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시장의 영향력 자체는 여전히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열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개인이 1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인 내역을 살펴보면 IT와 철강주를 절반 이상 매집한 것으로 확인,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 및 중국 관련주의 높은 반등 탄력에 베팅한 모습이지만 이들 업종의 향후 경기전망이나 실적 둔화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개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