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경쟁자…CJ올리브영, H&B 시장 독주 굳힌다

입력 2021-03-17 09:00 수정 2021-03-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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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리스크에도 지난해 전년 대비 매장 늘어…O2O 강화로 옴니채널 작업 가속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국내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경쟁사가 코로나 리스크로 휘청이는 사이 CJ올리브영은 '외형 확대'와 '내실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드러그스토어(뷰티 상품을 포함해 건강식품과 관련 일반 소비재 등을 판매하는 종합 소매업체)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이 줄면서 전년보다 12.9% 줄어들어 1조 7800억 원 규모에 그쳤다. H&B 시장 규모는 3년 전인 2017년(1조7808억 원)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서도 CJ올리브영만큼은 시장 지배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출점을 통해 외형이 커졌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장 수가 전년보다 6개 늘었다. 전년인 2019년 점포 수 증가분(48개)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진행 중이고 CJ올리브영이 점포 확장보단 O2O(Online to Offline)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꾼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장'이라는 게 회사측 평가다.

온라인 강화를 통해 '옴니채널'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옴니채널 쇼핑은 온,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 쇼핑체계를 뜻한다.

CJ올리브영은 이달부터 '스마트 반품 서비스'를 전국 주요 매장 500여 곳에서 실시 중이다. 이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구매해 배송 받은 상품을 원하는 매장에서 반품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올리브영의 강점인 매장을 활용해 반품 접수 시 택배사의 상품 픽업과 회송 등에 소요되는 시간적 제약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고객에게는 온라인몰에서 이용 가능한 새로운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매장 방문 고객을 늘려 오프라인 쇼핑 활성화를 꾀한다.

글로벌 사업도 성장세가 순탄하다. 올리브영은 2019년 해외 시장 전용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인 글로벌몰을 론칭했다. 글로벌몰은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지난해 하반기 전년 대비 매출이 11배 늘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외국인에게 경험 기회를 제공하며, K뷰티 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올해 초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에 공식 브랜드관인 ‘올리브영관’을 론칭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 판매를 시작했다.

반면 CJ올리브영의 아성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들은 좀처럼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는 외형 감소세가 뚜렷하다. 랄라블라 매장 수는 △2017년 186개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외형 감소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2019년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 사업부문(랄라블라)은 15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엔 공통 및 기타(이커머스 사업, H&B, 자회사 등) 실적 발표로 랄라블라 실적 발표를 대신했는데, 이 사업부는 4분기에만 4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해당 사업부에서 H&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 "랄라블라는 출점과 폐점을 동시에 진행 중으로 수익성 위주 출점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롯데쇼핑도 '롭스' 사업에서 힘을 빼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말 롭스를 롯데마트에 편입시키기로 했는데, 이는 사업 확장에 대한 한계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실제 2019년 129개 롭스 매장을 운영했던 롯데쇼핑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00여 개로 매장을 줄인 바 있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이커머스와 슈퍼 등 4개 사업부로 재편됐다. 롯데쇼핑은 롭스 운영에 대해 "연초 롯데마트 사업부로 통합을 완료했다"며 "구체적인 영업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H&B 시장에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는 만큼 당장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찾긴 어렵다"며 "당분간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온ㆍ오프라인 통합 작업을 이어가는 CJ올리브영의 독주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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