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업체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향한 비관적인 전망은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체험한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실제 쇼핑 헤게모니가 예상보다 빨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조200억 원으로 전체 유통업 매출의 51.4%를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넘어섰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 매출은 48.6%인 6조6400억 원에 그쳤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악재 속에서도 반등에 성공한 비결에는 수입 명품 등 고가 제품 선호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 증가율은 41.9%로, 해외패션(32.5%), 여성(28.7%)ㆍ남성패션(28.1%) 등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해외 명품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8% 늘었다. 부문별로 시계주얼리, 해외 남성패션 매출은 각각 54.2%, 59.6% 증가했다.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오프라인 점포를 선보인 전략도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에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매장 1층에 뷰티 매장이 아닌 MZ세대가 선호하는 매장을 뒀다. 애견인들을 위한 ‘루키파크’ 등 소비자 편의을 고려한 공간도 대거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중층을 도입했을 뿐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럭셔리 화장품 전문관을 열었다. 경기점은 업계 최초로 두 개 층에 걸쳐 명품ㆍ화장품 전문관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선보인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안에 폭포, 숲, 잔디 등 기존에 없던 매장 디자인을 선보였고 영패션전문관을 대거 입점시켰다. 이마트는 지난해 18개 점포를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리뉴얼하면서 특히 식품 매장에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 등 오프라인만의 특징을 담았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고자 올해도 투자를 이어간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들은 명품 유치에 더욱 속도를 낸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본점은 전체 영업면적 중 절반가량을 명품 매장으로 채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가 체질개선의 해였다면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고 각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해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별도기준 7550억 원의 투자를 이어간다. 지난해 투자액인 5600억 원 대비 2000억 원가량 늘렸다. 디지털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에도 속도를 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팬데믹 종식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어 이런 상항이 올해 유통업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