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으로 선회 움직임 보이는 산본신도시

입력 2022-10-03 11:15 수정 2022-10-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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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군포시 산본동 '세종주공 6단지'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부동산)
▲경기 군포시 산본동 '세종주공 6단지'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부동산)

1기 신도시 중 한 곳인 경기 군포시 산본 신도시에서 다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간 산본 신도시에서는 규제가 적고 사업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단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재건축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자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본지 취재결과 산본 신도시 내 주요 노후 단지들에서는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던 산본동 ‘세종주공 6단지’는 현재 리모델링 사업이 철회된 상황이다.

세종주공 6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원래 주민 동의율을 70%까지 받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파투난 상황”이라며 “재건축 연한 30년도 다 됐으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재건축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이 단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지는 않았다.

또 리모델링을 하려던 산본동 ‘롯데묘향’ 아파트는 현재 인근에 있는 ‘대림솔거7단지’, ‘극동백두’, ‘한양백두’ ,‘동성백두9단지’ 등과 함께 통합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황이다. 통합 재건축은 여러 개 단지가 함께 재건축하는 것이다. 가구 수가 많아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고 향후 대단지 브랜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롯데묘향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아직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고 있지 않아 빠르게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산본 신도시는 이전 정부의 재건축 규제 정책 때문에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단지가 많았다. 1월에는 ‘개나리13단지’, ‘율곡’, ‘우륵’, ‘무궁화1단지’ 등 전체 18개 단지가 모여 ‘산본 공동주택 리모델링 연합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 재건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또 정밀안전진단 면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등 재건축 ‘3대 대못’으로 불리던 규제 법안들도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리모델링 연합회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왔다. 3월 정기 회의 당시에는 대선 이후 상황을 고려해 재건축 가능성도 열어두기로 했다. 리모델링 사업을 이어나가되 향후 정부의 재건축 관련 정책 진척 상황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윤 정부는 1기 신도시와 재건축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을 속속 발표하는 중이다. 지난 달 29일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정비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제도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앞서 8월에 발표했던 8·16대책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가 전체 신도시에 적용하는 정비기본방침을 마련함과 동시에 각 지자체도 상황에 맞는 정비기본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기로 했다.

또 지난 주에는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도 내놨다. 주택 가격 상승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해 재초환 면제금액을 기존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였다. 재초환 부과 개시 시점도 기존 추진위 구성 승인일에서 조합설립 인가일로 늦춰 부담액을 줄였다.

산본 공동주택 리모델링 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단지별로 재건축이 유리하면 재건축을 하고, 리모델링이 유리하면 리모델링을 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이 사업성이 좋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재건축 시 여전히 분담금을 내야 하므로 향후 사업 방향을 두고 주민들의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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