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에도 우의 없이 '오월어머니회'와 함께 기념식 참석
민주묘지서 유가족 위로하고 보훈처장에 쉼터 확장 지시
'김재원 논란' 딛고 호남 지지율↑…작년엔 지지율 최고기록
與 90명·장관 14명 대동해 디테일 챙기며 공들여 '굳히기'
"한 달 전부터 공들인 일정…G7 등 성과 이어서 평가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18152530_1885947_300_454.jpg)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지난해에 이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용산 대통령실에선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던 취임 후 첫 참석에 이어 이번 참석으로 호남 민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해 참배했다. 기념사에선 ‘오월 정신’의 완성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과 함께 광주·호남의 경제발전으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와 창의, 그리고 혁신을 통해 광주·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며 “저는 광주와 호남의 혁신 정신이 AI(인공지능)와 첨단과학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내도록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AI 산업융합 K-밸리를 조성 중이다. 2020년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첨단 3지구 AI집적단지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국가 AI 혁신거점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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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광주에서 열린 디지털 전략회의에서 “광주는 일찌감치 AI 대표도시로서 도약할 준비를 마친 곳으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오월 정신에 대한 경의를 표한 데 이어 AI 산업 발전이라는 실질적인 지원 약속을 내놔 호남 민심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18152615_1885952_1199_770.jpg)
‘디테일’을 챙기는 행보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했다. 우천으로 회원들이 우의를 입은 가운데서도 윤 대통령은 행사 내내 우의를 입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오월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계신다.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마친 뒤에는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주먹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시한 여야 인사들도 모두 손을 잡고 흔들거나 주먹을 흔들며 제창했다. 주먹을 흔든 이들은 이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으면서 “가족들이 묻혀있는 묘지를 찾아 온 유가족들이 도시락도 드시고 쉬실 수 있도록 (묘역 입구의) 민주관 쉼터를 확장해 공간을 확보해 드리도록 하라”고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 지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민주묘지에선 전영진·김재영·정윤식 씨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전 씨의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자식이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가슴에 사무치는데, 학생이 국가권력에 의해 돌아오지 못하게 돼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나”라고 위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시신을 찾지 못했거나 다른 묘역에 묻힌 고인들의 영정을 모신 유영봉안소도 찾아 명복을 빌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유영봉안소를 참배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18152700_1885953_1200_805.jpg)
이는 호남 지지율이 상승세인 만큼 ‘굳히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남 지지율은 5·18 관련 논란을 극복하면서 오름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헌법 전문에 5·18을 싣는 걸 반대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지만 즉각 김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내렸다. 그 결과 1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8~12일 25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2%포인트 오른 36.8%로,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에서 무려 9.9%포인트로 가장 크게 올랐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5·18기념식에 참석했을 즈음에는 리얼미터 여론조사(2022년 5월 23~27일 251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4.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남 민심을 확실히 잡기 위해 윤 대통령이 디테일까지 챙기며 공을 들인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90여명의 국회의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 14명을 대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한 달 전부터 공을 들인 일정”이라며 “17일 캐나다 정상회담과 19~21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따른 성과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 평가를 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