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찾아 로펌 떠나는 젊은 변호사들

입력 2024-03-24 09:00 수정 2024-03-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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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교육‧복지 환경 좋아도 "저녁 있는 삶"
개업하거나 대기업·공기업 변호사로 이동
'박봉‧고강도 근무' 젊은 검사는 '퇴직 러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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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젊은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대형 로펌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대형 로펌에는 연수‧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겠다며 다른 곳을 찾아 나간다.” (대형 로펌 소속 중견 변호사)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로펌의 많은 젊은 변호사들이 ‘개업변’ ‘사내변’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높은 급여와 업무 경험보다 ‘워라밸(일‧생활 균형)’을 추구하는 추세로 바뀌면서다.

검찰 내 저연차 검사들의 퇴직 검사 규모가 매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무에 시달리지만 공무원의 급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모두들 빠져나가니 남은 검사들은 업무 부담에 결국 퇴직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검사들의 ‘퇴직 러시’의 주된 이유가 고된 노동 강도 대비 저임금이라면, 대형 로펌 ‘어쏘(저연차 변호사)’들의 퇴사는 워라밸 때문이고 한다.

젊은 변호사들에게 대형 로펌은 일을 배우기에 좋은 환경이다. 해외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고, 다양한 사건을 많이 다뤄볼 수 있다. 송무와 자문 등 업무를 배우며 상대적으로 고연차인 파트너 변호사들로부터 얻는 점도 많다. 학자금 대출지원 등 복지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형 로펌 안팎에는 “젊은 어쏘 변호사들이 오래 못 버티고 나가고 있다”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매년 배출하는 변호사 수는 늘어나지만 대형 로펌의 젊은 변호사 비율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 수가 줄어들다보니 대형 로펌 내부에서는 ‘어차피 1년 뒤 줄줄이 나갈 사람들이니 미리 많이 뽑아두자’라며 채용 규모를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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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변호사들은 워라밸의 가치가 중요해지며 업무량이 많은 대형 로펌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스쿨 출신의 한 젊은 변호사는 “대형로펌에서는 어쏘 변호사에게 상당한 결과물을 요구한다”며 “가령 1000만 원을 받아가는 변호사에게 매출 5000만 원에 달하는 사건을 맡기는 식”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요즘 남녀 공동 육아문화가 조성되며 젊은 변호사들이 늦은 시간 업무를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형 로펌에서는 사건 수임을 위해 동료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내부 영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과정에서 로펌 내부 변호사들끼리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차라리 밖에서 혼자 하겠다’며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대형 로펌에서 나온 많은 젊은 변호사들이 직접 사무실을 운영하는 개업 변호사를 선택하고 있다. 앞서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개업 후 직접 영업을 뛰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지만, 개업 비용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고 이후 워라밸을 챙길 수 있어 이점이 많다”며 “개업한 뒤 한 달에 서너 건의 사건만 수임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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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변호사 역시 인기 직종이다. 대기업 사내 변호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내변은 회사에 법률 자문과 계약 검토 등을 주로 하고, 회사에 사건이 터졌을 경우 직접 사건을 맡아 처리하거나 또는 다른 로펌으로 사건을 연결해 넘겨주는 일을 한다”면서 “대형로펌이 사내 변호사보다 수입은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형 로펌 출신인 젊은 변호사들은 공공기관 자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형 로펌보다 업무량이 비교적 적기도 하고, 부처의 연구관 등으로 근무하며 관련 경험을 쌓는 것이 향후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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