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기준금리와 경기 둔화 조짐 속에서도 구조조정을 피해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력 부족 사태로 쓴 맛을 본 만큼 채용 및 일자리 축소,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들은 고용주들이 한계에 다다랐으며, 감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도 고용시장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당국자들은 실업률 급증을 피하는 데 점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열된 노동시장을 식히고 싶다는 바람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노동시장이 과도하게 둔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노동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발표된 지표에서는 고용이 크게 둔화하고 실업률이 예상치 못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넉 달 연속 상승하면서 거의 3년 만에 최고치인 4.3%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이 크다는 이른바 ‘삼 법칙(Sahm’s Rule)‘이 발동했다.
물밑에서는 불경기 등 경제적 이유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3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임금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가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리처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주들은 노동시간이라는 중간 지렛대를 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기업이 현재로써는 정리해고 시행에 소극적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고 경기 둔화가 이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느끼기 시작하면 노동자를 해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