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버터 가격 상승세에 베이커리 고민 커져
기후 변화로 토마토 가격이 널뛰면서 외식업계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거ㆍ베이커리 업계는 토마토를 제품에서 빼거나, 가맹점 공급 가격을 올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 와중에 유럽과 미국 낙농가의 우유 생산량이 줄어 버터 가격도 오르고 있어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베이커리 업체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0~16일) 기준 토마토 1kg당 소매가격은 1만257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8467원)보다 48.5%, 1년 전(8733원)보다 44% 비싼 가격이다. 토마토는 올해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요 산지에서 생육이 잘되지 않아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토마토와 함께 버거의 재료로 흔히 쓰이는 양상추도 폭염으로 가격이 올랐다. aT에 따르면 10월 양상추 1kg당 전국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3110원으로, 지난해 동월 가격(2931원) 대비 6.1% 더 비싸다. 양상추 1kg당 가격은 올해 1~7월까지 1000~2000원 사이였는데, 8월 폭염이 이어지며 껑충 뛴 상황이다.
토마토와 양상추 가격이 오르면서 버거 업계가 특히 타격을 입었다. 한국맥도날드는 15일 '일시적으로 제품에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기도 했다. 양상추의 품질이 떨어지자 롯데리아 일부 매장에서는 양상추에 양배추를 섞어 버거를 만들고 있다.
다만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다른 버거업계는 토마토나 양상추를 빼는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아직 재료 수급에는 큰 무리가 없다"면서도 "가격이 더 오를 것을 대비해 공급처 다각화, 안전 재고 확보 등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베이커리 업계도 토마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토마토 단가를 17일부터 30%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아직 가격 인상이나 변동 사항은 없다.
베이커리 업계의 경우 채소뿐만 아니라 최근 버터 가격까지 오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유럽 내 버터 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1톤(t)당 8706달러(약 1183만 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급등했다.
글로벌 버터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미국 농무부는 젖소 개체 수 감소와 개체별 우유 생산량 감소로 인해 올해 버터 가격 전망을 작년보다 15% 오른 1파운드(0.45㎏)당 3달러(약 4000원)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버터 원료인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사룟값은 높아지는데 우유 가격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좋은 치즈 등으로 방향을 트는 낙농가가 늘면서 버터 생산량은 더욱 줄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는 소규모 자영업자와 달리 버터 수매량이 크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비교적 유동적으로 대응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SPC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버터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처를 다양화하고 있다"며 "내년 물량 선제적인 구매 등을 통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