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 신흥안보 영역으로 떠오른 가운데,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기술력을 확보하고 주권을 확립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흥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첨단바이오기술 동향 및 신흥안보 이슈’ 브리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흥안보는 기존 전통적인 군사 안보가 아닌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 기후변화, 전염병,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등 비군사적인 위협을 말한다. 바이오기술도 이에 해당한다.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가 바이오기술의 안보를 촉진했다.
바이오기술은 인공지능(AI), 유전자 편집, 합성생물학, 사이버 기술과 융합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기술 발전과 이중용도(민간과 군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품목), 전염병 및 자원 위기, 기후변화와 자원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개인 유전자 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사이버 안보, 정보전, 생물학적 테러와 같은 새로운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생물학적 위협과 기술의 이중용도 문제가 크다. 바이오기술은 유전자 편집과 합성생물학 기술은 식량 안보와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이지만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환자의 건강 관리와 진단에서 쓰이는 AI와 생명 데이터도 사이버 안보와 직결된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오기술이 국가의 기술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되며 각국은 이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술 자립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생명공학과 바이오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자국 환자 데이터를 중국이 활용할 우려를 막기 위해 생물보안법을 추진 중이다. 유럽은 과학 기술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기술 주권 확립을 위한 법을 제정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가 12월 출범하고,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2025~2029년)’ 사업을 통해 바이오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자원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 센터장은 이외에도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바이오 발전모델 구축 등을 바이오 신흥안보 과제와 대응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안보 위협에 대한 최선의 대안은 첨단 바이오기술 역량에 달려있어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분석하고 기술 블록화와 국제 경쟁 등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바이오 기술의 지속 가능성과 안보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모델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