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오름테라퓨틱이 DAC 연구개발 중
화이자·머크·BMS 등 글로벌 빅파마도 도입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개발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며 새로운 형태의 ADC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ADC와 표적단백질분해(TPD)가 결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DC와 TPD의 장점은 흡수하고 단점은 보완한 DAC가 차세대 신약개발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DAC 관련 딜과 파트너십은 작년 하반기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상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도 DA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DAC 개발 기업과 협약을 맺거나 물질을 도입하고 있다.
DAC는 ADC의 구성 요소인 항체·링커·페이로드(약물) 중 페이로드 대신 TPD를 결합하는 것이다. 2019년 제넨텍이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DAC가 주목받는 이유는 ADC와 TPD가 결합해 독성을 최소화하고 세포 내 특정 표적에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서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 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링커로 연결한 항암제다. 생체 이용률과 표적 특이성이 높지만, 독성으로 치료가 제한되는 때도 있다. 업계에서는 ADC의 부작용을 낮추기 위해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 연구를 진행하는 등 부작용을 낮추기에 고심하고 있다.
TPD는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술로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다. 세포 내 표적에 대한 특이성이 높고 단백질 발현 감소를 유도할 수 있지만, 생체 이용률이 낮고 세포 특이적 표적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DAC는 두 모달리티의 장점을 결합해 독성과 내성을 줄이면서 세포 내 특정 표적에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약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도 DAC 물질 도입에 한창이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국내 기업 오름테라퓨틱과 손잡았다. 지난해 11월 오름테라퓨틱의 DAC 물질 ‘ORM-6151’을 선급금 1억 달러(약 1400억 원) 포함 1억80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 도입했다. 이 물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 또는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제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올해 7월에는 버텍스파마슈티컬과 선급금 1500만 달러(약 207억 원)를 비롯해 최대 3개 타깃에 대한 옵션 및 마일스톤 포함 총 9억45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와 머크도 DAC 물질을 도입했다. 화이자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씨젠은 같은 해 9월 누릭스테라퓨틱스로부터 DAC 개발 플랫폼 ‘DELigase’을 활용한 다중 표적 DAC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6000만 달러(약 840억 원)를 지급하고,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34억 달러(4조7000억 원)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머크도 같은 해 12월 미국 기업 C4 테라퓨틱스로부터 미공개 암 표적에 대한 DAC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 1000만 달러(약 140억 원) 포함 총 31억 달러(약 4조3000억 원)다. 머크는 추가로 독점적인 표적 3개를 포함하도록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DAC 개발의 핵심은 ADC와 TPD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두 가지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노하우다. 특히 축적된 경험이 있는 기업이 DAC 개발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DAC 기술이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정복하지 못했던 미충족수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