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끝나자 마자 다음해 부스 계약
이미 전시용 설비‧기기들 해운 운송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5’가 한 달 뒤 개최된다. 이곳에 참관하는 기업들은 1년간 축적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각 기업별 CES 담당 부서는 행사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알짜 부스(전시관)’는 누가 선점하는지도 주요 기업들의 관심사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CES는 1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다수의 우리나라 기업도 CES에 참관해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CES에 참관하는 기업들은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부분 기업은 CES 준비를 행사기획팀이나 마케팅팀 등 전담 조직에서 담당한다. 내용에 따라 사업부와 협업하고, 홍보 조직이 힘을 보태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ES가 임박했다고 급하게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것이 아니라 1년 전부터 이날을 위해 준비하는 인력들”이라며 “올해 2024 CES가 끝나자마자 2025 CES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 2025년 신기술을 선보여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ES에 참관하는 기업들은 각각 전시관에서 자신의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관에서 미디어 브리핑은 물론 기업 간 거래(B2B)도 이뤄지기 때문에 참관 기업은 전시관 선정에 공을 들인다. CES 전시관 선점을 두고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CES에 참관 경험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선두기업답게 늘 알짜, ‘노른자 부스’를 선점해 왔다”며 “한 해의 CES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해의 CES 전시관을 미리 계약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전시관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다. 경쟁사들끼리 서로 큰 전시관을 차지하거나, 전시회 입구 근처에 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전시관 그 자체로 CES 참관 기업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관의 크기도 중요하다. CES 2024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축구장 크기와 맞먹는 역대 최대 규모(6437㎡)의 전시관을 꾸려 관심을 모았다.
전시를 위한 제품들은 대부분 현지 전시장으로 운송이 완료됐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해상 운송을 이용하기 때문에 1~2개월 전 미리 제품과 시설물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5에서는 디지털 건강과 인공지능(AI), 지속 가능성, 게임, 차량 기술, 사이버 보안 등 기술 주제를 소개한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은 CES 2024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과 탄소 감축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화)’ 주제를 주로 내세웠다. SK그룹은 CES 2025에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를 주축으로 내세워 인공지능(AI) 관련 기술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 모두 CES 2024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AI 아젠다를 전달하는 정도였다면, CES 2025에서는 AI 기능을 보다 깊고 자세하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전제품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빨라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들과 차별하기 위한 전략을 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기술인 ‘녹스(Knox)’, LG전자는 ‘LG쉴드(LG Shield)’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