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13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7%, 2026년에는 1.8%로 각각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한 것보다 낮은 수치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중요 화두로 내수 경기를 꼽았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동향이 안 좋은 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도 건설 경기는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역시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가계이자비용 부담이 덜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도 소비는 사이클적으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탄핵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한다면 그 타격은 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경제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고 짚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표결은 2016년 12월이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2017년 그때는 국내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구간이었다”며 “본격적인 수출 회복이 나타났기 때문에 탄핵 이후 경기 회복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탄핵 사태)에는 수출이 하강하는 국면에서 발생했고, 국내 소비, 내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해 탄핵(사태가)이 빨리 종결돼도, 경기회복이 예전처럼 곧바로 뒤따르지 않을 것 같다. 경기 부양책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3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최대 0.2%p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3개월 이상 지속한다면 연간 성장률을 0.1~0.2%p 정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불확실성이 내년까지도 이어진다면 소비 심리를 억누를 것이고 내년 성장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2·4·7월에 각각 0.25%p씩 총 0.75%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가 현재 3.0%인 점을 고려하면 2.25%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경우에 따라서는 이(0.75%p 인하)보다 더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내년 3분기 정도에 15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탄핵 사태 이후에도 15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펀더멘털 대비 원화는 5~7% 정도 고평가 돼 있다는 결론이 있었기 때문에 1500원 정도 유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사태 이후에 (환율 1500원) 전망이 현실화될 심리적인 확신의 정도가 더 높아졌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