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설비가 없는 바이오기업은 ‘집 없는 설움’을 겪게 됩니다. V플랜트는 유바이오로직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글로벌 수준의 백신 생산 공장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 춘천 V플랜트(2공장)를 총괄하는 박영신 생산2본부장(전무)은 최근 본지와 만나 V플랜트의 설비와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백신 특화 공장인 V플랜트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완제 생산설비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앞두고 있다.
내년 3분기로 예정됐던 WHO-PQ 인증 시점은 당겨질 전망이다. 그간 유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기관들과 쌓은 신뢰 덕분이다. 박 전무는 “유니세프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WHO가 빠른 인증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늦어도 내년 7~8월까지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이에 맞춰 원액도 미리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의 재고를 매주 유니세프와 공유하고 있다. 보통 500만 도스(1회 접종분)가량은 여분으로 비축해야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수요가 폭증해 여분을 둘 수 없는 지경이었다. WHO-PQ 인증 속도가 전 세계 콜레라 백신의 공급을 좌우하는 셈이다.
박 전무는 “1공장의 경우 콜레라 백신 수요를 대느라 2021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못 쉬고 가동했다”라면서 “앞으로 2공장을 완전(full capacity) 가동하고 1공장의 유지보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출시할 수막구균 백신도 V플랜트에서 원액을 전량 생산한다. 연간 2100만 도스 분량을 만들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신 제조사 바이오백(Biovac)을 비롯해 러시아와 국내 기업 등 여러 차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판로를 확보했다. 완제 생산을 위한 3공장의 착공도 계획하고 있다.
박 전무는 “바이오기업은 생산설비가 있어야 온전한 사업을 할 수 있다”라면서 “V플랜트는 위탁생산(CMO) 전용 라인도 갖추고 있지만, 2028년부터는 우리 품목만으로도 공장이 꽉 차서 CMO를 하려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유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15번 사원’인 박 전무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달려왔다. 그는 “납기일 등 약속은 확실히 지켰다. 콜레라 백신을 2억 도스 가까이 생산했지만 품질 불량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라면서 “기회가 되는 한 전 세계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계속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