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의 45%보다 대폭 개선
관세 폭탄 우려는 대기업에 집중
CEO 80% 이상, M&A 증가 전망
세계 유수의 기업 수장들이 경제에 대해 몇 년 만에 가장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된 것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반인들은 물론 경제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 리더들까지 다음달 20일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리스크 관리 전문 컨설팅업체 테네오는 지난달 5일 대선 투표 결과 공개 이후 몇 주 동안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 이상의 상장사(3분의 1은 미국에 본사) 최고경영자(CEO)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7%는 세계 경제가 내년 상반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작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조사에서 집계된 45%보다 32%포인트(p)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를 공약함에 따라 CEO들은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폴 키어리 테네오 CEO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미국과 해외 CEO들 사이에서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고조됐다”면서 “특히 대기업 CEO들의 경제 기대감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짚었다.
실제 연매출 100억 달러 이상의 CEO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1%가 향후 6개월 이내에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3년 6%, 2024년의 16%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다만 트럼프의 폭탄관세 공약에 대한 우려는 대기업에 집중됐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가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률이 대기업 CEO들의 경우에는 13%에 그쳤으나 이보다 더 작은 규모 그룹은 응답률이 80%에 달했다.
아울러 조사대상 CEO의 80% 이상은 내년 기업 인수합병(M&A)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는 전년에 비해 18% 늘었지만 2021년의 기록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 일반인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과반이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CNN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5∼8일 미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2%는 차기 행정부 전망에 대해 ‘열광적’ 또는 ‘낙관적’이라고 대답했다. ‘비관적’ 또는 ‘불안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8%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3.8%포인트다.
뉴욕증시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한 달여 앞두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도체와 빅테크 종목의 강세로 나스닥지수는 이날 1.24% 뛴 2만173.89에 장을 마쳤다. 11일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한 후 숨을 고른 뒤 이날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