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탄핵안이 가결된 후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금양과 이수페타시스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순매수 배경에는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흐름의 전환 이전에 금양의 잇따른 자사주 처분이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금양과 이수페타시스는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는 15% 넘게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떠받친 건 외국인투자자다. 전일부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1위인 SK하이닉스에 이어 금양과 이수페타시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각각 420억 원, 210억 원 순매수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밸류업(가치 제고)과 정반대된다. 투자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상증자를 강행할 것을 밝히면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은 물론, 이수페타시스는 특히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고도 이러한 결정을 내려 투자자들의 분노는 더욱 거셌다.
금양 역시 발포제 생산에서 이차전지로 생산품을 전환한 후 아직 매출 가시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매출은 내지 못하지만, 공장 증설 투자는 지속해서 확대하면서 실적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금양의 영업적자는 212억 원으로 전 분기 마이너스(-) 8억 원에서 또 불어났다.
통상 외국인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배당을 노린 장기투자를 하는데 반해, 재무도가 불안정한 종목들이 최근 포트폴리오에 오른 것은 자사주 처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양은 지난 5일과 9일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자기주식 약 900만 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처분으로 약 2010억 원의 자금이 들어온다. 처분 목적은 부산 기장에 소재한 드림팩토리2 이차전지 공장 건설 및 설비자금 조달이다.
앞서 10월에도 금양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계획과 함께 최대주주의 무상증여를 시행했다. 금양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절차 완료로 올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이 1285%에서 유상증자가 완료된 현재 225%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개인투자자들이 주의할만한 지점으로 꼽고 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투자자 동향에 깊이 연동되기 쉬워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 장세를 추종하기 쉬운데, 자사주 처분을 목적으로 순매수세가 강화한 것에 대해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에도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순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양을 많이 사들인다고 이를 추종 매매하는 기법은 위험다”며 “오는 목요일(한국시각) 발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두고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