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한달새 22조4495억 ↓
지난달 5대은행 적금 4103억 ↑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상품 금리를 내리자 막판 ‘고금리’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적금에 몰리고 있다. 반면, 예금 상품에 몰렸던 뭉칫돈은 요구불예금 계좌 등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적립식예금(적금) 잔액은 39조9508억 원으로, 11월 말(39조5405억 원)보다 4103억 원 증가했다.
주요 은행들이 연이어 수신상품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적금에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총 32개의 예·적금 상품의 기본·우대금리를 0.2~0.4%포인트(p) 내렸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0일부터 13개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0.05∼0.25%p 낮췄다. 같은 날 신한은행도 거치식 예금(정기예금) 16개 상품의 금리를 0.05∼0.25%p, 적립식 예금(적금) 20개 상품의 금리도 0.05∼0.20%p 낮추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농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p 인하했다. 국민은행도 같은달 30일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거치식예금 5종과 KB내맘대로 적금 등 적립식예금 8종의 기본금리를 0.05~0.20%p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한 결정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0.25%p씩 내렸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0월 초 3.2% 수준에서 전날 기준 3.0% 수준으로 내려갔다. 수신상품 금리 인하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표 적금상품(12개월 만기) 6종의 기본금리는 2.10~3.40%로, 3.00%를 넘긴 곳은 한 개 상품에 불과했다.
다만, 적금보다 상대적으로 액수가 큰 목돈을 묶어둬야 하는 정기예금에서는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정기예금 상품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925조7706억 원으로, 한 달 전(948조2201억 원)보다 2.4%(22조4495억 원) 줄었다. 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이 고금리 상품을 찾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4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상품 기본금리는 전날 기준 2.40~3.20%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기준 2.50~3.37%보다 상·하단이 모두 내려갔다. 최고금리도 같은 기간 3.20~3.37%에서 3.15~3.20%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요구불예금 잔액은 늘었다. 연말에 만기가 도래한 정기예금 잔액이 요구불예금 계좌로 옮겨간 이후, 특별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모습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2월 30일 기준 632조723억 원으로, 전월 말(608조2330억 원)보다 3.92%(23조8393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