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규 회장 신년사, 디지털 전환 통한 혁신 강조
R&D 비용 0.1%, 장기적 경쟁력 불안 요소
한때 가구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에넥스가 지난해 소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가운데, 올해는 본격적인 흑자를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소폭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회복 가능성을 보였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연구개발(R&D) 투자 부진이라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에넥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98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0%의 성장을 이뤘다. 매출 비중 90% 이상 차지하는 기업 간 거래(B2B)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됐으나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신규 주택 공급과 리모델링 수요가 둔화하면서 B2B 중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소비자 직접 판매(B2C) 시장 확대가 새로운 수익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력 강화와 마케팅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규 회장은 신년사에서 “철저한 이익 중심의 성장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온라인 가구 산업의 성장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3차원 CAD 프로그램 도입,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 자사 몰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 온·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마케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브랜드 신뢰도와 고객 만족도를 높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다만 에넥스의 장기적 성장 전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8900만 원으로, 매출 대비 0.1%에 불과했다.
B2C 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전략 강화가 절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가 부족하다면 단기적 실적 개선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에 따른 신규 주택 수요 감소와 인테리어 시장 위축이 에넥스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나온다.
이에 에넥스는 호텔·상업시설 등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고급 제품군을 강화하고, 주방·욕실 등 가구 외 인테리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통한 B2C 시장 확대와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며 매출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