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리스크 관리와 내실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대내외 사업 여건이 최악에 직면한 만큼 수익성 확보와 현금흐름 개선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것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경제·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넘어야 할 고비가 산적했다는 이유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올해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렵다’, ‘앞이 안 보인다’로 국내 정치와 리더십의 불안정,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 동인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공사원가의 급등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의 수익성은 지속해서 하락했다”며 “트럼프 2기 출범과 국내 정치·경제적 불안정, 공공 인프라 사업의 연기 우려와 지방 부동산 침체의 지속 등 난관이 많다”고 짚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통한 현금 확보에 정진하자고 입을 모았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새해에는 모든 사업 추진은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규 수주 사업의 안정적인 사업 흐름은 물론, 미착사업 및 진행 사업에 투자한 모든 자금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급하지 않은 투자는 과감히 중단하고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자”고 주문했다.
이어 “과거 수주와 영업은 자본과 브랜드의 이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수행해 왔지만, 현재는 위험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돈 되는 사업’을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는 "회사의 수익성 개선은 생존과 지속가능 성장에 직결되는 필수 과제가 됐다"며 "내실경영을 실천하고 핵심 역량을 재점검해 수익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힘쓸 것도 주문했다.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은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 구조를 완성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자"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안전 관리에 중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안전과 품질에 기반해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데 초첨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 역시 “안전관리 측면에선 기본과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근로자와 협력사가 함께하는 작업환경 속에서 실현 가능한 안전보건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혁신을 통한 경영 방식 개선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모델 개발에도 힘쓸 것을 당부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부서와 현장 단위의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New Spirit(의식 전환)으로 우리들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로 업무를 개선하자”고 말했다.
정 대표는 “수익구조의 혁신을 위해 자체·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고수익 사업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하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