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위기에…국민연금 ‘환율 지킴이’ 역할 기대 고조

입력 2025-01-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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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하자…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가동 가능성↑
환헤지 물량 482억 풀어 환율 안정 이바지
가동 여부 확인은 어려워…“시장 영향력 고려”

(사진= 오픈AI 달리)
(사진= 오픈AI 달리)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달러 강세에 국민연금이 환율 안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이 급등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대한 전략적 환헤지를 도입키로 한지 2년 만에 처음으로 실제 실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카드를 쓸지 말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전략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보유 중인 해외자산의 10%를 헤지하는 전략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시 환율 변동을 헤지하지 않는 전략을 택한다. 다만 환율이 요동치는 경우 일부 해외자산을 환율 변동에 노출시키지 않는 전략적 환헤지를 실행할 수 있다. 환 변동에 따른 투자자산 가치 하락 위험을 줄이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은 이론적으로 해외자산의 최대 15%까지 환헤지를 할 수 있다. 전략적 환헤지 물량에 전술적 환헤지(5%) 물량을 더한 수치다. 현재 국민연금의 전술적 환헤지 규모는 2.77%(약 134억 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환헤지는 2022년 12월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처음으로 도입됐다. 도입 이후 실제로 가동한 적은 없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실행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해외자산 규모(4855억 달러)의 10%인 482억 달러까지 환헤지 물량을 시장에 풀 수 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는 원·달러 환율이 기준치를 5영업일 이상 넘어선 채 지속되면 기금운용위원회 논의를 거쳐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가동 조건이 원·달러 환율 1450원 수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조건 자체는 충족됐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전략적 환헤지를 가동하면 국민연금은 해외자산 일부를 달러 선물환으로 매도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즉 특정 시기에 고정된 환율로 달러화를 은행에 파는 셈이다. 은행은 달러 매도·매수 포지션을 중립으로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환을 팔게 되고, 이는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흐름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민연금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내 외환시장 원·달러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크지 않지만,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환율 등락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어 언급하지 않는 게 시장을 위한 좋은 방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영향력이 큰 연기금의 방침에 따라 투기나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실제 일본 공적연금(GPIF)도 비슷한 이유로 구체적인 환헤지 정책을 공개하고 있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민감한 사안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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