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순자산 총액도 2배 이상 늘어
고환율에도 국내 주식 악화일로 때문…"당분간 미 증시 사랑 지속"
고환율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주고 투자를 하는 셈이지만 미국 거래대금 규모는 매달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다. 거래대금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총액도 크게 끌어올렸다. 잘나가는 미국 증시 덕분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미국 주식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661억7786만 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돈으로 97조3343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11월도 634억9526만 달러(93조3761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낸 데 이어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이다.
이 수치는 고환율의 상황에서 기록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은 1398.8원으로 1400원에 육박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 말 1300원대 초반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승 폭이 가팔랐다. 보통 고환율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돈을 주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임에도 미국으로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그만큼 국내 증시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ETF 시장도 미국 증시 쏠림 현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173조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121조 원)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형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05조 9000억 원을 기록했으나, 해외형은 137.1% 증가한 67조 2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을 보면, 투자자들의 자금이 왜 해외형 ETF에 몰렸는지 알 수 있다. ETF 시장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8%를 기록했으나, 수익률 상위 ETF는 미국 테크 또는 미국 시장대표 지수의 레버리지 상품이 휩쓸었기 때문이다.
수익률 상위 종목은 △ACE 미국빅테크TOP7Plus레버리지(수익률 201.6%)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180.5%) △KODEX 미국서학개미(103.3%) 등 순이었다.
당분간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랑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투자, 노동생산성 등을 비교할 때, 유로존은 정체되는 반면 미국은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또 중단기적 매크로 모멘텀 역시 미국이 유로존 대비 우위에 있어 선진국 주식시장 내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