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지난해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민연금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 156만6561주 중 63만2118주를 매도해 총 93만4443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4일과 28일 각각 22만8512주, 40만3606주를 팔아치운 결과다. 14일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마감일이었고, 28일은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 결제일이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각각 진행한 공개매수에 국민연금이 참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식 매도로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을 7.49%에서 4.51%로 줄인 상태다. 다만 10월 공개매수 전쟁이 끝난 후 고려아연의 주가가 지난달 240만 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차익실현을 위해 연말에 지분을 더 팔아치웠을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4.5%가량의 국민연금 의결권이 어디를 향할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우호세력을 합해 33~34%가량의 지분을,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은 40.9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