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과대학 증원 영향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쏠리면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등 전국 과학기술원의 정시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2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에서만 전년 대비 38% 가량 지원자가 줄었다.
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카이스트를 비롯한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 등 4개 과학기술원의 정시 지원자 수는 4844명으로 전년(6743명) 대비 28.2% 감소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카이스트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814명 줄어 37.9% 감소했으며, 지스트는 25.2%(366명), 유니스트 23.0%(387명), 디지스트 22.7%(332명) 감소했다.
특히 한국에너지공과대는 2022학년도 개교 이래 정시 지원자 수가 가장 적은 281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01명) 대비 29.9%(120명) 감소한 규모이며, 개교 연도 지원자 수(953명)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연도별로 과학기술원 정시 지원자 수는 △2021년 2313명(유니스트 정시 미선발) △2022학년도 4811명 △2023년 3712명 △2024학년도 6743명 △2025학년도 4844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지스트와 유니스트, 디지스트에 반도체계약학과를 신설하면서 해당 연도 정시 지원자 수가 크게 늘었으나, 올해 의대 증원으로 다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시 경쟁률도 전년 대비 줄었다. 4대 과기원의 정시 경쟁률은 전년(103.74대 1) 대비 80.73대 1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과기원과 한국에너지공과대는 정시 3회 지원횟수 제한에도 해당되지 않지만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줄어든 것에 대해 의대 선호 현상에 따른 이공계 특수대학 지원 기피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가 서울대 등 최상위권 자연계 지원자 수 감소, 과기원 지원자 수 감소에 동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기원은 정시 지원 제한도 없지만 의약학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지원 시점부터 선택지에서 제외되는 양상”이라면서 “상위권 학생들에게 선호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