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 압력에도 "불안할 때 최고"…자금 유입 '우르르'

입력 2025-01-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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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현물 ETF에 한달간 495억 들어와
연초 금 가격 조정에도 안전자산 선호
美 금리 속도 조절·트럼프 리스크 유의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새해에도 금 투자 열기가 꺼지지 않고 있다. 금 값이 지난해 고공행진한 이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향한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495억 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전체 원자재 ETF 중 가장 많다. 원유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 수익률도 개선됐지만, 유동성은 금 관련 상품에 쏠리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은 각각 9.63%, 8.67% 상승했다. 이런 성적과는 다르게 해당 상품들에서 자금은 80억 원, 17억 원씩 빠졌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도 6.58% 올랐지만, 유의미한 규모의 자금 유입은 없었다.

지난해 30% 가까이 상승하며 3000달러 고지를 넘보던 금값은 조정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EM)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올해 2월물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42% 하락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도 지난해에만 46.36% 급등한 1kg 금 현물 1g당 가격은 전날 기준 지난해 말 대비 0.46% 떨어졌다.

월가도 금값 전망을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3000달러 돌파에서 온스당 2910달러로 낮춰 잡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금은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 달러화가 약세에 접어들며 가격이 오르는데, 이런 기대를 품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경계하고 국내 증시 변동성을 관망하는 과정에서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 일부가 금 관련 투자상품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가 가격을 방어하는 측면은 있지만, ‘트럼프 2.0’ 집권기에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두 달간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 실질금리 상승을 초래했다는 점도 금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이는 장기 금리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실질금리를 모두 상승시켰다는 것을 의미하며, 단순히 트럼프발(發) 인플레이션이 금 가격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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