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전날 만찬 등 주요 행사 티켓 얻어
삼성은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당시 기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법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기금에 100만 달러(약 14억7500만 원)를 기부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도 각각 100만 달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에 100만 달러를 내면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 트럼프 당선인 부부와 함께하는 비공개 저녁 만찬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장과 18일 트럼프 내각 인사들과 함께하는 비공개 리셉션 티켓 6장, 기타 특별 행사에 참석할 기회 등이 제공된다.
WSJ는 “현대차 임원진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후 트럼프 당선인 보좌진과 소통해 왔고, 당선인과의 비공개 회동을 희망하고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취임 전에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취임 후는 백악관에서 회동할 시 정의선 회장과 호세 무뇨스 사장을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대변인을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0년 가까이 미국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2017년에는 5년간 미국 투자를 50% 늘리기로 했고 그로부터 2년 후엔 앱티브와 40억 달러 규모 합작 투자를 발표했다. 해당 투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제안해 성사됐다. 2022년에는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제조공장 기공식을 열고 노동자 8500명 채용과 매년 전기자동차 최대 30만 대 생산을 약속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시절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2기를 앞두고는 관세 부과를 강조하면서 업계에 새로운 압박을 주고 있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은 1990년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이래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공급업체가 구축해 온 복잡한 공급망과 공장 네트워크를 붕괴할 것이라고 WSJ는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앞다퉈 돈을 내고 당선인과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에 10만 달러를 기부했지만, 이번에도 기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