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쌓고, 무한 확장' AI 반도체, 판도 바꾼다 [트럼프 2기, K제조업 다시 뛴다]

입력 2025-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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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1-19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 정책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 노믹스’ 시즌2가 현실화한 것이다. 트럼프 1기 때 미·중 무역갈등으로 시작된 자유 무역주의 쇠퇴가 가속화하고, 글로벌 무역전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중국 견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연초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고 밝힌 것처럼 국내 제조업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은 최고조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 이에 이투데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격화될 글로벌 제조업 경쟁 속 우리 기업의 현 주소와 생존 전략을 살펴보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편집자주>

미래 패키징 '하이브리드 본딩' 각축전
칩과 칩 직접 부여 고단 적층-빠른 속도
삼성전자-SK, 올 6세대 HBM 본격 적용
HBM 이후 등장할 메모리 기술 CXLㆍPIM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인공지능(AI)의 해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차세대 AI 제품 개발 외에도 칩과 칩을 효율적으로 붙이는 ‘패키징(후공정)’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앞당기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이란 칩과 칩 사이 연결 부위인 범프없이 구리로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칩 전체 두께가 얇아져 고단 적층을 할 수 있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대폭 빨라진다.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꼽는 이유다.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D램 설계 과정에서 회로를 미세화해 더 많은 기억 소자를 배치하는 방법과 단일 칩 사이를 효율적으로 이어붙이거나 쌓는 방법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전자에 해당하는 ‘전(全) 공정’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미세화가 점차 한계에 부딪히면서 후자인 ‘후(後)공정’ 기술에 해당하는 패키징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강욱 SK하이닉스 패키지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 2024’ 기조연설 무대에서 “패키징을 지배하는 자가 앞으로 반도체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향후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제는 D램 미세 공정에 한계가 있다 보니까 패키징을 통해 성능을 높이려는 트렌드가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개화하는 HBM4(6세대)에서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 본딩 패키징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선제적으로 곧 양산을 시작하는 HBM3E(5세대) 16단 제품에 경쟁력이 입증된 ‘어드밴스드 MR-MUF’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본딩을 백업 공정으로 활용한다.

유회준 카이스트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하이브리드 본딩의 경우 이미 기술 자체는 세팅이 된 기술”이라며 “HBM 안에서도 여러 단계의 회로가 있는데, 어느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것이냐 등의 논의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도 집중한다. HBM을 이을 기술로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여러 제품군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CXL이 상용화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CXL 메모리 'CMM-DC'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CXL 메모리 'CMM-DC' (자료제공=삼성전자)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및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유연성 있고,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D램을 여러 개 연결해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 또 서버를 추가로 증설할 필요가 없어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유 원장은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는 잘 보이지 않지만, CXL 경쟁은 이미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PIM은 최악의 경우 상용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PIM은 메모리에 CPU와 GPU 등 프로세서의 연산 기능까지 탑재해 정보 처리 효율을 높인 차세대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와 데이터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가 각각 분리돼 있었다. 자칫 프로세서 기업들의 생태계까지 침범할 수도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은 “반도체가 PIM과 같은 형태로 개발되는 방향 자체는 맞다”면서도 “기존 전통적인 반도체의 구조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야 가능하다. 반도체 산업은 여러 기업 간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혀있기 때문에 모두가 동의해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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