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 감면 공략하고 인건비ㆍ물류단계 최소화
3월 ‘체코 사츠홉’ 활용 새 시리즈 출시 계획
1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김예니 홈플러스 주류음료팀 바이어는 일명 '1000원 맥주' 타이탄의 판매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타이탄은 8월 초 출시한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맥주로 출시하자마자 '9초당 1캔'이 팔리며 초도 물량 7만 캔이 3일 만에 단숨에 완판됐다. 지난해 12월에 출시한 2탄 흑맥주 '타이탄 블랙'도 일주일 만에 7만 캔이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탄인 라거 제품 또한 매주 2만 캔이 점포에 입고되고 있는데, 들어오는 즉시 속속 완판되고 있다.
김 바이어는 "본사가 있는 홈플러스 강서점의 경우 이번 주 입고 물량이 완판돼 다음 물량 입고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후속 타이탄 블랙도 빠르게 판매되는 만큼 타이탄 시리즈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바이어는 타이탄 인기 요인으로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포기하지 않은 맛을 꼽았다. 그는 "타이탄은 '타'협할 수 없는 '이(2)' 2.8vol, '탄'산압이라는 의미"라며 "통상 저렴한 맥주는 발포주라는 인식이 있는데 타이탄은 발포주가 아닌 맥아와 홉을 발효시켜 제조한 진짜 맥주"라고 강조했다. 이어 "맥아 함량은 80% 이상으로 맥주 본연의 깊고 진한 풍미가 강점"이라며 "최근 출시한 타이탄 블랙의 경우 독일산 로스팅 몰트를 사용해 초콜릿과 커피 풍미를 극대화했고 35일간 발효와 숙성으로 깔끔한 맛도 더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품질에 있어 뒤지지 않는 진짜 맥주임에도 1000원에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도 공개했다. 김 바이어는 "기획 초기부터 '1000원에 맞추지 못하면 출시하지 말자'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며 "주류 가격에선 주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소규모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면 주세를 낮출 수 있어 이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쌀을 원재료로 사용해 추가로 주세 감면을 받았다"며 "상품 디자인과 네이밍을 내부에서 직접 진행해 인건비를 낮추고 유통 과정을 단순화해 물류비를 최소화한 것도 1000원에 단가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라거 제품은 상시 판매하되, 타이탄 블랙과 같은 시즌 상품은 20만 캔 판매 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타이탄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바이어는 흑맥주 이후 선보일 새로운 신제품도 예고했다. 그는 "3월 홈플러스 창립 행사일에 맞춰 특별한 홉을 이용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체코 지역 사츠(Saaz) 홉을 활용해 '홉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라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츠홉은 일명 '명품 홉'으로 불리는 맥주 원료로 체코의 유명 라거 '필스너 우르켈'이 이를 활용한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주류가 고객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타이탄 외에도 연내 20여 종을 새롭게 선보이는 게 목표"라며 "고물가에 시름을 덜 수 있는 초저가 하이볼부터 헬시플레저족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주류까지 출시할 예정이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