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아모레·LG생건·달바 경쟁
주요 화장품 기업이 뷰티테크를 내세워 디바이스 사업을 강화한다. 젊은 피부를 오래 유지하고자 하는 저속노화 트렌드와 맞물려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15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 등에 따르면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3년 5조 원에서 2030년 45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 연평균성장률이 약 35%에 이른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셀프케어(self-care) 수요가 높아지며 빠른 성장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에이피알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2021년부터 홈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해왔다. ‘피부과 시술을 집에서 경험한다’는 콘셉트로 스킨케어에 집중한 디바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홈 뷰티 수요에 맞춘 콘셉트는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에이피알 디바이스 매출은 2022년 1202억 원에서 2024년 3분기 누적 2094억 원까지 증가했다.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3분기 기준 250만 대를 넘어섰다. 대표 제품인 ‘부스터 프로’는 미세전류(MC) 기능, 중주파(EMS) 기능 등을 통해 광채, 탄력, 볼륨, 모공 등 표피층을 공략한 기능이 탑재됐다.
뷰티 대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꾸준히 개발한 화장품 혁신 기술을 디바이스에 접목시킨다. 아모레퍼시픽은 인공지능(AI) 활용 기술 등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선보이는 등 뷰티테크에 공을 들여왔다. CES에서 6년 연속 혁신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CES 현장에서 직접 참관할 만큼 뷰티테크에 관심이 크다.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로 메이크온을 전개 중인데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CES 등에서 선보인 혁신 기술을 연계해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 협업 부스를 통해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선보이며 이 기술을 탑재한 메이크온 신제품을 소개했다. 카메라 기반의 광학적 피부 진단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접촉식 피부 진단 기술을 융합한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탑재한 전용 앱과 함께 3월 정식 출시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ES 등에서 선보인 혁신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에 신제품에 탑재하는 만큼 성과가 차츰 나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부터 클렌징 기기, 스킨케어 기기, 얼굴 마사지 기기 등을 선보였지만, 현재는 타투 프린터에 힘을 주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리프팅 기기 등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며 “트렌드에 맞춰 지속해서 디바이스를 개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 브랜드에서도 디바이스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달바는 지난해 9월 ‘시그니처 올쎄라 더블샷’을 처음 선보이며 디바이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고주파·초음파 복합 조사로 탄력 케어, 영양 성분 흡수 촉진 등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에이피알 제품군과 결이 비슷하다. 국내 최초 두 개의 헤드를 하나의 디바이스에 담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뷰티 디바이스는 첨단 기술과의 융합으로 초개인화 트렌드에 맞춰 노화 방지 등 맞춤 진단 플랫폼으로도 확대 중”이라며 “기술력을 통한 관리 효과와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이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