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자국 소비자 비용 증가 등 문제만 키울 것”
車업계 “USMCA 기준 충족 제품 제외해야”
철강노조도 “동맹국 공격, 전진하는 길 아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부과 소식에 곧바로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유도 없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며 “북미무역 전쟁이 계속되면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약 밀수도 ‘핑계’에 불과하며 이웃 국가에 ‘정당성 없는 경제적 공격’을 퍼부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완전한 폐쇄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그 자신도 곧 알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세상은 우리가 사는, 혹은 살고자 할 모습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처럼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만드는 ‘거래 추진’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급속한 산업화 이면에서 불평등과 각종 사회문제가 심화했던 19세기 말 ‘도금시대(Gilded Age)’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평했다.
CNN방송은 “관세는 오히려 미국 소비자가 겪게 될 비용 증가와 공급망 혼란, 일자리 상실 등의 문제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시장에서 싸게 구하던 물품을 국내서 생산하려다 보면 생산성과 경제성장률은 저하되고, 물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경제 기본 논리를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를 상품을 정리해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산업계에서도 공급망 붕괴와 대체재 마련의 어려움을 전망하는 비판이 쏟아지며, 관세 부과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가 이어졌다. NYT에 따르면 미 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회장 명의 성명을 통해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며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당시 협상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와 부품은 관세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료석유화학연합회(AFPM)도 성명을 내고 “북미 이웃 국가와 신속히 해결책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그 영향을 느끼기 전에 원유, 정제 및 석유화학 제품이 관세에서 제외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지어 관세와 보호무역에 호의적이었던 미국철강노조(USW)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USW는 “주요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라며 “매년 약 1조3000억 달러(약 1896조 원) 상당의 제품이 캐나다, 미국 국경을 지나 140만 개 미국 일자리와 230만 개 캐나다 일자리를 지원한다. 이러한 관세는 양국 산업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