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핵심 개인소비 가장 큰 타격”
미국 3000억ㆍ중국 2000억 달러 피해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ㆍ멕시코ㆍ중국에 부과한 ‘폭탄 관세’로 인해 4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약 6000억 달러(약 882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2일(현지시간) 나왔다. 특히 이중 절반은 미국인이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이 예정대로 4일 발효된다면 미국을 포함한 4개국에서 1년 동안 GDP 약 6000억 달러가 감소해 세계 경제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관세 조치로 향후 1년간 미국의 GDP 증가율이 0.7~1.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조 바이든 전 정부 시절 3% 나홀로 고성장세가 1.2~1.6%로 둔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지난해 명목 GDP가 약 29조 달러라는 것을 고려하면 증가율 1%p 하락은 약 3000억 달러가 사라지는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의 관세 조치로 가장 타격을 받는 부문은 미국 경제의 핵심인 개인소비라고 짚었다. 가령 월가 투자분석회사 울프리서치는 트럼프발 관세로 차량 소비자 가격이 평균 3000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과일ㆍ채소ㆍ술 등의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번 관세 조치로 약 200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2019년에는 중국과의 관세 보복 갈등이 심화되며 중국과 아시아 경제성장률이 1%p가량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의 충격이 예상됐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봤다.
미국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캐나다와 멕시코는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각각 성장률이 2.3~2.8%p, 2.0~2.5%p 줄며, 두 나라의 경제적 손실액은 총 100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재정 여력이 부족한 멕시코는 관세 피해를 본 산업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미국 정부는 고율 관세 대상 확대를 시사하고 있다. 닛케이는 “경제적 피해가 트럼프 1기 때보다 이번에 더욱 셀 가능성이 크다”면서 “‘승자 없는 소모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