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황 즉각적 변화 없으면 조치”
밴스 부통령은 그린란드 소유권 압박
“트럼프, 유럽인이 소리쳐도 신경 안 써”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파나마를 방문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파나마운하 운영을 놓고 회담했다. 루비오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를 파나마로 정할 만큼 이번 사안은 트럼프 2기의 주요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회담 후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과 통제가 운하에 대한 위협이며 파나마운하의 영구적인 중립 운영에 관한 조약을 위반한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나아가 “루비오 장관은 지금의 현상 유지를 용납할 수 없으며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이 조약에 따라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성명은 이례적으로 직설적이었다고 AP는 평가했다.
반면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가 운하를 운영하는데 별문제 없을 거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루비오 장관이 운하 탈환이나 무력행사에 관해 실질적인 위협을 하지 않았다”며 “조약과 그 타당성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이번 회담은 서로 존중하고 긍정적인 회담이었다”며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현장 인근에선 루비오 장관의 방문을 거부하는 시위가 열렸다. 약 200명이 파나마 국기를 들고나와 ‘루비오 나가라’ 등을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불태웠다. 일부는 대통령궁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미국은 파나마운하 통제권이 중국에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하를 자신들이 운영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시 한번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그건 중국에 주어진 게 아니다”며 “우린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군 병력 주둔설에 대해선 “군대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그린란드 소유권을 놓고 유럽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인들이 소리쳐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미국 시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