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2.35포인트(0.27%) 내린 4만4422.3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45.86포인트(0.76%) 밀린 5994.6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35.49포인트(1.20%) 떨어진 1만9391.96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오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로 인해 미국 경제와 기업 수익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매도세가 선행됐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 인상을 한 달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하락 폭을 줄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불법 이민 대책 부족, 합성 마약 펜타닐 유입, 무역 적자 등을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관세는 4일부로 적용될 예정이었다. 관세 인상이 경제와 물가,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다만 이후 미국과 멕시코가 관세 조치를 유예하는 데 합의하면서 증시의 하락 폭이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4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25% 관세 조치의 발동을 한 달 동안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대신 양국 국경에 1만 명의 멕시코 군인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은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유입을 박기 위해 특별히 임명된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는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도구가 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초기에 과민 반응해선 안 된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낙관적 견해를 강화했다고 CNBC는 짚었다.
티에르 위즈먼 맥쿼리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다고 해도 캐나다와 멕시코 등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영구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보는 문제를 처리하는 쉬운 방법이고, 트럼프는 거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과 마찬가지로 정치권과 시장의 압력도 양측이 양보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두 번째 전화 통화를 하고 캐나다에 대한 관세 또한 30일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 트뤼도 총리는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서 “국경 안보에 대한 추가 협력을 약속했다”며 “우리가 함께 일하는 동안 제안된 관세는 최소 30일 동안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견조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27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돌입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경기 확장을, 미만은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S&P글로벌도 1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가 51.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추가 금리 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조정의 시급한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며 “불확실한 미국의 경제 전망 가운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해 이뤄진 10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가 갖는 경제적 측면의 의미를 보고 싶다”며 “데이터에 따라 당분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 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3월까지 기준금리를 25bp 내릴 확률은 13.5%로 반영됐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 재료,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다. 반면 필수소비재, 에너지, 유틸리티 분야는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19포인트(13.33%) 상승한 18.6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