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05140126_2133207_600_501.jpg)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 신약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로델비는 삼중음성유방암(mTNBC) 3차 치료제로 쓰이지만, 월 1000만 원 이상의 높은 약제비로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실정이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트로델비는 2023년 국내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급여를 적용받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를 통과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거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와 고시가 마무리돼야 한다.
트로델비는 2023년 11월 암질심을 통과했지만, 지난해 8월 약평위를 넘지 못했다. 이에 이날 열리는 올해 제2차 약평위 안건으로 트로델비가 상정 및 통과될지 의료계와 환자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트로델비를 비급여로 투약하면, 한 주기에 해당하는 3주에 1500만 원 내외의 비용이 소요된다.
말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트로델비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마지막 치료제’로 꼽힌다. 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에스트로젠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 등이 모두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른 유형보다 치료제 옵션이 제한적이고, 전이와 재발 위험도 크다.
암질심에서 설정한 트로델비의 급여기준은 ‘이전에 두 번 이상 전신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그중 적어도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받은 절제 불가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성인 환자’로, 환자 수가 많지 않고 증상도 매우 중증에 해당하는 단계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전체 유방암의 약 11%를 차지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이가 되면 5년 생존율이 크게 낮아져 기존의 치료법보다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가 절실하다”라며 “특히 30~40대 젊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 개인의 질병 부담을 넘어 가정과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이자, 환우회 ‘우리두리구슬하나’ 이두리 대표는 트로델비의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며 환우회 활동을 펼쳤지만,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생을 마감했다. 이 대표는 36세였으며 6살 난 딸이 있었다.
그간 환자들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트로델비 급여 적용을 요청했지만, 정부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 2023년 12월 20일부터 2024년 1월 19일까지 진행된 첫 번째 청원은 5만5428명의 동의를 얻었고, 2024년 5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행된 두 번째 청원에서는 5만958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길리어드 측의 약가 조정이 트로델비 급여화의 관건으로 보인다. 지난해 약평위는 트로델비에 대한 재심의를 결정하면서 제약사의 가격 인하 또는 재정분담안 제출을 재논의 단서로 제시한 바 있다.
환단연은 이에 대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정 분담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정부 또한 트로델비가 3차 치료제로서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마지막 치료제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약평위에 재정분담안을 추가로 제출한 상태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관계자는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삼중음성 유방암 영역에서 트로델비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환자분들께서도 트로델비의 조속한 급여를 기다리고 계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트로델비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계속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여성암이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국내의 유방암 발생 추이는 200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한해 유방암 발생자 수는 최초로 3만 명을 돌파했다. 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4.6% 증가했으며, 2015년 이후 갑상선암의 연령 표준화발생률을 추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