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 온탕·냉탕 교차할 올해 美 증시

입력 2025-02-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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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론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해 도취감 속에서 사라진다.’ 월가의 살아있는 전설, 존 템플턴의 명언이다. S&P500 기준으로 미 증시는 지난 2년간 26%와 23% 오른 뒤 2025년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는 트럼프 2기 집권 1년 차 해이다. 지난 100년간 미 대통령 집권 1년 차 주가 상승률은 평균 11.3%였지만 백악관 주인의 소속 정당별로 수익률은 차이가 있었다. 12번의 공화당 대통령 시절, 집권 1년 차 주가상승률(4.9%)은 13번의 민주당 대통령의 상승률(17.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분명한 것은 집권 1년 차 미 증시는 집권 2년 차보다는 좋았지만 3, 4년 차의 평균 수익률에는 못 미쳤다는 점이다. 지난 트럼프 1기 때도 1년 차인 2017년에는 S&P500지수가 22% 올랐지만 이듬해 2년 차에는 주가가 4.4% 뒷걸음질 쳤다.

사실 지금 미국증시는 상승과 하락 요인이 팽팽히 맞서 있다. 먼저 강세론자들의 말을 들어보자. 이들은 올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환경이 강세장을 담보해 줄 거라 믿고 있다. 즉 2%대 중반의 양호한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 여기에 10%대의 기업이익 신장이 지원된다면 지금 시장 PER(주가수익비율) 22배는 그리 부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7종목(M7)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의 PER은 더 낮지 않은가. 게다가 기술 집약적이고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조금 높은 것은 그리 큰 흠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간 쉬지 않고 주가가 올랐지만 과거 강세장 평균 기간과 견주어 볼 때 그리 무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약세론자들은 우선 경기와 기업실적의 피로감을 지적한다. 경기확장 기간만 봐도 코로나 충격의 짧은 침체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11년째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고 최근 기업실적도 한껏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지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건 맞지만 주가에 선반영됐고 계속 경이로운 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트럼프 정책으로 물가 부담이 높아져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미 비싸진 주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엔비디아 등 핵심 M7 종목들의 평균 PER이 30배에 달했고 전체 미 증시 시가총액의 GDP 대비 비중도 200%를 넘은 점은 올해 증시가 그저 소문난 잔치일 뿐이고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열띤 논쟁 속에 미 증시는 이제 한걸음 더 진실게임에 다가서고 있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됐고 딥시크와 같은 돌발 악재에 대한 맷집 테스트도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세장은 통상 일거에 종료되지 않고 혼돈의 시간을 겪는 경우가 많다. 주가하락의 속임수를 몇 차례 보여주면서 강세장을 더 이어가기도 하고, 반대로 시장 에너지 소진의 신호를 계속 보내며 출렁임 끝에 본격 약세장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상황을 분별하기 위해 다음 몇 가지 잣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장기금리가 5%에 다가서거나 그 이상으로 치솟는다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하에서는 강세장을 계속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시장 PER이 높아져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이미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M7 이외의 종목들이 순환하면서 주가가 오른다면 강세장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M7 전체의 독주가 아니라 M7내의 차별화나 시장 에너지의 분산과 균형이며 순환이다. 끝으로 대중의 투자심리가 도취감 내지 행복감에 빠져든다면 이를 본격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결국 강세장은 늘 대중의 도취감 속에서 그 화려한 끝을 맺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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