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고 고령화 빨라진다… 대출시장 매력도↓
"비이자사업과 신탁·자산운용 등 새로운 전략 모색"
8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경제환경의 구조적 변화와 은행의 전략 변경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8.6%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이 대출에 의한 이익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대비 대출 비중도 61.5%로 집계돼 여전히 은행의 수익 구조가 대출 중심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국내 은행을 둘러싼 경제와 금융 환경은 대출 비즈니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에 머물렀고, 올해도 1%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도 은행의 가계대출 중심 전략의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5130만 명, 2041년에는 50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라면서 "인구가 줄면 대출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도 하락세다.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22년 9월 4.55%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이자이익 감소도 불가피하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이 지속되는 데다 자본시장이 발전하면서 기업대출 수요도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비이자수익 증대 △신탁·자산운용 등 인구 고령화 관련 비즈니스 △해외진출 확대 등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수수료 수입 제고, 벤처투자 활성화, 중소기업에 대한 회계·경영 자문·컨설팅 확대 등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신탁·자산운용 비즈니스 확대도 비이자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해선 은행의 노력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도 필수적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이 대출 중심 수익 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