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80개국 수출....롯데칠성도, 일반·과일소주 마케팅 확대
![▲K-소주 해외 수출액 및 롯데칠성·하이트진로 주요 수출 소주 제품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09181226_2134576_1200_1764.jpg)
‘서민의 술’, ‘한국 대표 술’이란 별명을 가진 국산 소주가 올해 해외 시장에서 파이를 확실히 키울 태세다.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초록병 술’ 소주에 대한 관심도 폭증하고 있는 점이 호재다.
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소주 수출액은 1억4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 2년 연속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국산 주류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7.1% 감소한 것에 비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소주 수출의 성장세는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관심이 커진 영향이 크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K콘텐츠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초록병 술’이 한몫을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서도 출연자들이 라면과 소주를 함께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푸드 다큐멘터리 ‘소주 랩소디’에선 소주의 역사와 제조·음용법 등이 상세히 소개돼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류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희석식 소주의 첫 등장은 1910년대로 일제강점기 초기다. 가가호호 집에서 만들어먹던 전통식 증류식 소주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특히 1965년 정부가 가정에서 국산 쌀로 술을 제조하는 것을 금지한 ‘양곡관리법’을 시행하면서 희석식 소주가 증류식 소주를 확실히 대체하게 됐다. 국내 대표 소주 브랜드 ‘진로’도 애초 1924년 증류식 소주로 출시했으나, 1967년 희석식 소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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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1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희석식 소주가 올해부터 새로운 100년을 열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내 주류 기업들은 K-소주를 해외에서 위스키, 맥주처럼 독자적인 주류 카테고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해외에서 인기인 소주는 ‘과일소주’다. 특히 동남아에서 과일소주 인기가 높다. 더운 날씨 탓에 달콤한 음료를 즐겨찾는 동남아인들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진 것. K콘텐츠 붐으로 초록병 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데다 일반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점도 사랑받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해외 시장 진출에 의욕적인 곳은 하이트진로다. 1968년 국내 최초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재 80여 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진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 1위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진로의 대중화”를 목표로, 5일 베트남 북부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해외 첫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 착공식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8만2083㎡(약 2만5000평) 규모로, 2026년 완공하면 연간 최대 약 500만 상자까지 생산할 수 있다. 이곳은 진로의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유통 핵심 거점이 될 예정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베트남 공장은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시장 확대의 교두보이자 글로벌 종합주류회사 도약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전 세계에 ‘진로 대중화’ 달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도 동남아에서 인기인 ‘처음처럼 순하리’ 등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 등 일반 소주 수출과 현지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유럽 등 40여 개국에 새로를 수출 중이다.
롯데칠성은 북미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롯데칠성 소주 미국 수출액(과일소주 제외)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연평균 46% 성장했다. 미국 교민 시장을 넘어 현지 파이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주류 회사 ‘E&J 갤로’와 글로벌 파트너십도 맺었다. 올해 1월부터는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현지 주류판매점에 입점하는 등 판매처를 확대했고,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에도 입점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소주 수출국을 확대하고 K-소주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