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프롭테크 새 지평 연다…“주거의 디지털전환, 선택 아닌 필수”[CEO탐구생활]

입력 2025-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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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환경 혁신이 곧 프롭테크의 궁극적 미래입니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주택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Beyond Home’이라는 슬로건에 발맞춰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노린다. 매물 정보 제공이라는 단편적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AI(인공지능)와의 결합을 통한 미래를 확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안 대표에게 직방은 첫 창업이 아니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처음 회사 운영을 시작했지만, 사업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탓에 실패를 겪었다. 그러다 그의 인생을 바꾼 조언 한마디를 듣게 된다. “살면서 불편했던 경험을 사업 아이디어로 치환하라”는 것.

안 대표는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불편함을 떠올렸다. 맘에 드는 집을 찾으려고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허탕만 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직방의 첫 단추를 끼웠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정보 격차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당시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고객이 찾아오면 직접 매물을 보여주는 데 익숙했다. 이들에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중개를 홍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안 대표는 “구두를 몇 켤레씩 교체할 만큼 발로 뛰었다”며 “2년 만에 서울 내 15만 가구의 매물 정보를 확보하며 직방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원룸과 빌라에서 오피스텔, 아파트까지 중개 대상물을 넓히며 사업을 확장했다. 2022년 시리즈E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2조5000억 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프롭테크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유치한 총 투자금액은 약 3735억 원이다. 2023년 매출은 1200억 원으로 전년(883억 원) 대비 36% 증가하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허위 매물·업역 충돌… 그래도 지켜낸 ‘뚝심’

극복 과제 또한 다양했다. 온라인을 통해 집을 소개하다 보니 실제와 다른 허위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안심운영정책 기반의 자율규제를 시행하는 한편 철저한 모니터링에 나섰으나 2% 부족했다.

안 대표가 선택한 건 기술이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제대로 된 임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업역을 아파트로 확장하며 3D 단지 투어나 VR(가상현실) 홈투어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며 “실제와 똑같은 매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협회와의 이권 다툼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앞서 협회는 부동산 플랫폼업체의 중개업 진출을 반대하며 공인중개사의 협회 의무 가입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직방을 비롯한 프롭테크 업계는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맞섰다.

그 과정에서 빌라·다가구 주택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전세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시장 전반에 대한 믿음이 크게 줄었다. 안 대표는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합칠 때라고 생각했다.

그는 “중개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는 지역 공인중개사들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지역 공인중개사와 제휴하고, 거래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한 매물만을 소개하는 ‘지킴서비스’(구 지킴중개)를 통한 상생 협력을 모색했다”고 회상했다.

직방의 목표는 부동산 분야의 가장 편리한 도구가 되는 데 있다. 주거 공간을 고르고,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공간을 꾸리는 ‘주’(住)의 전 과정에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쏟을 방침이다.

안 대표는 “이용자와 중개사 간의 연결을 고도화해 부동산 거래 과정의 구조적인 불편을 해결하고, 단순 플랫폼을 넘어 유용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로의 혁신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롭테크 불황 시대… 해답은 ‘디지털 전환’에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프롭테크 업체의 특성상 집값과 거래량 하락 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 호황기에 급성장한 프롭테크 기업들은 2022년 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연쇄 부실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며 침체에 빠졌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프롭테크 업체가 유치한 총투자금은 2021년 2조6943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지 2년만인 2023년 3091억 원으로 급감했다.

성장 동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를 동시에 직면한 프롭테크 업계는 새로운 사업모델 탐색에 나섰다. 직방은 집의 ‘디지털화’ 실현을 새 먹거리로 삼았다. 안 대표는 “요즘 고급 차를 사면 고객이 CG를 활용해 옵션을 선택해 주문하곤 하는데, 집은 몇십 년 전과 그대로”라며 “주택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2년 7월 인수한 삼성SDS 홈IoT(사물인터넷) 사업부문은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삼성SDS가 가지고 있던 디바이스 기술과 직방만의 서비스를 결합해 전례 없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달 숫자 키패드를 없애고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는 AI 탑재 스마트도어록 ‘헤이븐’(Haven)을 출시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푸시풀 타입 디지털도어록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에 이미 진출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자체 운영 서버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급해온 결과 각 국가의 프리미엄 도어록 시장에선 점유율 1~2위를 넘나드는 성과를 냈다.

안 대표는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듯 주거 생활 공간 또한 끊임없는 혁신을 거쳐야 한다”며 “검증된 기술력과 탄탄한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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