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글로벌은 미국의 전면적인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해 국내 철강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역내 경쟁사보다 클 것으로 18일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은 연간 약 260만 톤의 일정 할당량(쿼터) 내에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아왔기에, 해당 조치가 종료되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역내 경쟁사들과 대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S&P는 이번 관세 시행으로, 국내 철강사 중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업의 미국 수출물량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판매가격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업황 부진을 겪으면서 레버리지비율도 상당히 증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AA+, 안정적', 현대제철은 'AA,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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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높은 수출물량 감소는 포스코홀딩스에도 부담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로 인해 자본지출이 급증하면서 차입금이 상당히 증가한 상태다. S&P는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지헌 S&P 연구원은 "이번 관세 부과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신용등급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세가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매출 감소 폭은 한 자릿수 초중반대, 영업이익 감소폭은 한 자릿수 중후반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철강업체들은 역내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미국 시장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더 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산 철강제품은 미국 철강 수입량의 약 10%로,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인 중국(2%), 일본(4%)보다 훨씬 높다.
정 연구원은 "멕시코 등 제3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철강 제품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만큼, 이번 관세 부과는 우회 수출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은 미국 현지 철강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관세의 실제 영향은 최종 시행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행 이전에 구체적인 관세율이나 국내 철강사 대상 수입 할당량 정책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