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51.9점·고 51.7점…초 61.5점
2년 전보다↓…교사들 "교육시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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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경제이해력이 평균 50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도 평균 60점을 소폭 웃도는 데 그쳤다. 다수 교사가 학생 경제이해력 점수 하락 원인으로 ‘교육시간 부족’ 등을 지목한 만큼 정부는 학생 경제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이해력 평균 점수는 중학생(3학년) 51.9점, 고등학생(2학년) 51.7점으로 집계됐다. 초등학생(6학년)은 61.5점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정부 의뢰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1만5000여 명(초·중·고 학생 각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당 조사는 학생의 경제이해력 수준과 학교 경제교육 실태를 파악해 경제교육정책 수립 및 추진에 활용하기 위해 2020년부터 2년마다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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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특별시·광역시의 학생 경제이해력 평균 점수가 광역도보다 대체로 높았다. 초등학생은 대구(68.6)와 세종(66.9), 중학생은 세종(60.7)과 경북(56.6), 고등학생은 부산(57.1)과 울산(55.9)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문항별(중학생 기준)로는 △합리적 선택(69.5) △전자상거래(68.7%) △투자(67.3) 등 실생활 관련 문항 정답률은 높고 △물가(44.3) △수요·공급(41.1) △기회비용(31.2) 등 경제 기본개념·원리 관련 정답률은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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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직전 조사(2022년)보다 초등(-3.9)·중등(-6.3)·고등(-5.0)학생 모두 점수가 하락했다. 2020년 대비로는 소폭 상승(초등 +3.4, 중등 +2.1, 고등 ±0)했다. 점수 하락 원인은 교육시간 부족 등으로 인한 학업 성취도 저하, 설문조사 도구에 따른 응답 성실도 차이 등으로 분석된다. 경제교육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초등교사는 67.1%, 중등교사는 51.2%, 고등교사는 65.7%에 달했다.
2022년 조사는 100% 종이 설문으로 했지만 2024년 조사는 태블릿 78%, 태블릿 사용이 어려운 학교만 종이(22%)로 실시했다. 2024년 종이 표본 점수가 태블릿보다 높게 집계됐고, 종이 표본으로만 2022·2024년 조사를 비교하면 점수 하락 폭은 0.6~3.1점 줄어든다.
학교 유형별로도 편차가 컸다. 고등학생의 경우 특목고가 56.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일반고는 52.7점, 특성화고는 42.2점으로 특목고와 특성화고의 격차는 14.7점에 달했다.
경제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학생은 주로 학교 수업을 통해 경제지식을 취득하고 고등학생은 주로 TV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방식은 초·중·고 학생 모두 강의식 교육보다 체험활동, 현장 견학 등 체험형 교육을 선호했다. 교육 주제로는 경제 기본원리와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교사의 경우 경제 수업 진행 시 어려움을 느낀 비율이 60~70%에 달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자료수집 및 교수법의 어려움, 경제이해도 부족 등을 꼽았지만 실제 교사들의 경제 관련 직무연수 경험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관련 직무연수를 받지 않은 비율은 초등교사 72.9%, 중등교사 61%, 고등교사 52.4%에 달한다.
기재부는 학생 경제이해력 제고 및 학교 경제교육 여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늘봄학교를 통해 2015년 초등학생 1만 명을 목표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 수요가 높은 주제를 중심으로 중등 자유학기제 경제활동과 고등학교 신규 경제 과목을 확대·개설하기로 했다. 학생이 선호하는 체험식 경제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태안 경제재정교육원을 활용한 경제캠프를 운영할 예정이다.
교사 양성, 경제교육 플랫폼 강화 등 경제교육 기반도 강화한다. 원격연수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해 우수 수업사례 대면 연수 제공을 통해 교사 직무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최신 경제 흐름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교사들로 구성된 경제수업연구회 지원을 통해 현장 중심의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확산하고, 경제교육 플랫폼인 ‘경제배움e+’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학생이 경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