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청 “부담 커지면 추경·우선순위 선정”

새 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DT)가 자율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AIDT 발행사들과 교육부의 연간 구독료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교육부와 발행사 측은 구독료를 두고 각각 4만~5만 원 내외, 10만 원 내외를 제시하면서 두 배 격차의 샅바싸움을 벌여왔지만 합의안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20일 교육부는 이날 총 76종 중 74종의 AI교과서 이용료를 합의해 현장에 우선 안내했다. 가장 가격이 높은 교과서는 5만7500원으로, 평균 가격은 4만946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AIDT 구독료 협상은 AIDT의 구독료를 1년 혹은 6개월 단위로 산정해서 이뤄지고 있다. 구독료에는 콘텐츠 개발비와 유지관리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같은 비용을 모두 더해서 전체 구독자 수로 나누면 AIDT의 구독료가 산정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구독료에는 클라우드를 구축한 회사에 들어가는 인프라 비용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가령 1년 치 구독료가 5만 원이라면, 이중 인프라 비용으로 1만~2만 원가량을 제한 나머지가 발행사에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AI 추천 뉴스
한 발행사 관계자는 "인프라 비용은 발행사가 가져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별도 계산해 처리해달라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는 구독료에 개발비 등 모든 비용이 다 반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발행사가 적정 구독료를 산정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교육부는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추정치로 계산하지만, 발행사는 실제 투입 비용을 바탕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을 고려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발행사들이 먼저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교육부는 가격 조정 명령 권한이 있어서 너무 높게 책정된 부분이 있을 경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발행사는 실제 투입된 비용이 있으니 이윤 창출을 위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해야 해서 정부가 생각하는 수준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발행사 관계자는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면 손해보면서 서비스할 수는 없으니 AI 기능에 제약을 걸 수밖에 없게 된다"며 "누가 얼마나 AIDT를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용을 예측할 수 없다는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구독료가 결정되는 수준에 따라 일선 시도교육청이 느낄 부담도 달라질 전망이다. 시도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지방재정교부금을 받아 AIDT 구독료를 지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학생 수를 추정해서 나온 구독료 단가는 3만7500원으로, 여기에 맞춰 예산을 256억 원가량 편성한 상태"라며 "예산이 부족한 시도교육청은 추경을 하거나 학교별 우선 순위를 정해서 지원을 한다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