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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들이 인공지능(AI)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를 접목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서비스 플랫폼이 상용화하면 병원 인력과 자원 활용의 효율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AI를 활용한 연구·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자체 연구조직을 만들고, 정부의 사업을 수주해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서울대병원은 ‘헬스케어AI 연구원’을 설립하고 AI 기술을 의료에 접목한 연구에 나섰다. AI 기반의 정밀진단 시스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원은 데이터사이언스센터와 기술연구센터로 구성됐으며 빅데이터, 인프라, 분석통계, 의료영상, 생체신호, 유전체, 디지털 병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룰 계획이다. AI 연구자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국내외 AI 기업 및 대학과 협력도 시도할 예정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실시간 의료자원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36억 원 규모의 ‘실시간 의료자원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해 8월까지 응급환자를 적시에 치료 가능한 의료시설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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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응급의료자원 통합 대시보드’를 구현해 응급실 의료진이 병상, 장비, 인력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응급환자 최초수용 예측 모델도 개발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외국인 환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AI 통합진료 플랫폼을 구축했다. 암 치료나 장기이식 등 자국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외국인 환자들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접수부터 검사자료 등록, 사전상담, 원격진료까지 시행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통합진료 플랫폼에 적용된 AI가 환자 신원 확인, 이미지 및 영상 자동변환, 검사자료 자동배열 등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데이터 검증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해 업무 효율성을 개선했다.
한림대의료원은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와 함께 생성형 AI 기반 입원환자 전주기 기록지 작성 및 의료원 지식상담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의료기록 전 과정에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적용하는 국내 첫 사례다.
양 기관은 접수, 진료, 검사, 경과 기록, 퇴원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기록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한 지식 상담 플랫폼도 개발해 의료진과 교직원의 실시간 정보 검색과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AI 활용과 디지털전환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만성적 업무 과중 해소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정부도 그간 병원의 디지털전환과 의료분야 디지털 융합, 지역사회 연계 등을 목표로 ‘스마트병원 확산지원센터’를 운영하며 AI 기반 시스템 개발과 효과성 평가를 지속해 왔다.
의료현장의 AI 도입은 앞으로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관련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2017년 14억3300만 달러(약 2조549억 원)였던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158억300만 달러(약 22조6615억 원)로 성장했다. 이어 2030년에는 1817억9000만 달러(약 260조6868억 원) 규모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AI 헬스케어 시장 내 비중은 2023년 기준 △환자 데이터 및 리스크 분석(29억4300만 달러, 4조2205억 원) △정밀 의학(22억3100만 달러, 3조1994억 원) △의학연구(19억9600만 달러, 2조8624억 원) 순으로, 대학병원과 연구기관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 분야가 선두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