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투자 상위 200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은 40개
민병주 원장 "미래 유망 업종에 대한 전략적 투자 촉진해야"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된 분야는 주로 제약, 생명공학,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분야는 전체 R&D 투자의 37.6%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액수로는 712조 원에 달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공동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EU 산업 R&D 투자 현황(EU 스코어보드)' 자료를 분석·정리했다고 23일 밝혔다.
EU 스코어보드는 R&D 투자를 집행하는 글로벌 상위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분석하고, EU 내 R&D 투자 상위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 간 비교·분석을 통해 벤치마킹 요소를 확인하고 기업 혁신에 필요한 전략을 탐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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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자료 기준 EU 스코어보드를 보면 세계 R&D 투자 상위 2000개사의 투자 총액은 1조2574억 유로(약 1892조3000억 원)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제약 및 바이오(360개사)였다.
대표 기업은 머크(11위, 미국법인)와 화이자(13위), 노바티스(20위) 등으로, 이 분야 기업의 R&D 총투자액은 2317억9100만 유로(약 348조8000억 원)에 달한다.
AI 분야와 연관돼 있는 소프트웨어 업종은 275개사(13.8%)로 기업 수로는 제약 업종보다 적지만 투자액 기준으로는 2413억5000만 유로(약 363조2000억 원)로 가장 많이 금액이 투자됐다.
글로벌 연구개발 투자액의 상당 부분(37.6%)이 제약과 바이오, AI 분야에 이뤄진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순이었으며, 국내 기업은 총 40개가 포함돼 8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EU 스코어보드에 포함된 국내 기업들은 KIAT가 매년 발간하는 '국내 1000대 R&D 투자 현황'에서도 260위 안에 포진돼 있다.
국내서도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업종의 부상은 눈에 띈다. KIAT 조사 결과 1000대 R&D 기업 중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업종의 투자 규모는 상위 5위(SW 2위, 바이오 5위)에 포함돼 있으며, 10년 전과 비교해 새롭게 진입한 기업 수(168개 사)도 제조업(337개 사) 다음으로 많아 산업구조의 변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1조 원 이상 투자한 상위 9개 기업 대부분은 반도체, 자동차 기업으로 해당 기업의 R&D 투자액(44조5000억 원)이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액의 61%를 차지하고 있어, 산업구조 전환을 준비하는 R&D 투자 다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민병주 KIAT 원장은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려면 바이오, AI 등 미래 유망 업종에 대한 전략적 R&D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라며 "세계 상위권 R&D 투자 규모(3.4%, 8위)에 걸맞도록 R&D 성과에 대한 사후 사업화 지원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