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 찾기 어렵네”…ATM 수도 ‘뚝’ [용두사미 대체점포]

입력 2025-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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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2-24 18:28)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9개 은행, 올해 상반기 점포 72개 통폐합
ATM 감소 속도 가속화…7개월 간 8.44%↓
중국서 은행 이용 어려움 겪던 70대 사망

은행 점포가 사라지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은행권이 대체 점포를 도입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역부족이다. 창구 대면 업무에 익숙한 소상공인과 고령자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영업점’이 절실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9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전북·부산·경남·iM뱅크)은 올해 상반기 총 72곳의 점포를 통폐합한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10일 27개 점, 4월 1일에는 1개 점을 인근 영업점과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센터 대형화로 4개 점을 통폐합하고, 지점과 출장소는 9개 점을 합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6일 26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iM뱅크는 지난달 4개 점을 합쳤고, 상반기 중 1곳을 더 줄인다.

9개 은행의 점포는 최근 4개월간에만 119개가 사라졌다. 이달 10일 기준 점포는 총 4425개로 지난해 9월 말(4544개) 대비 2.62% 감소했다.

ATM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9개 은행의 ATM은 2만1962개(10일 기준)로 지난해 6월 말(2만3987개)보다 8.44% 줄었다. 이는 2023년 6월 말에서 2024년 6월 말까지 1년간 감소한 비율(4.29%)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은행의 점포, ATM 축소는 비용 탓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ATM을 설치하면 임차비용 등 유지비가 계속 발생하는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로 인해 이체 수수료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당한 비용만 지출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부작용은 커지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지방의 금융 소외 현상이 대표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전의 은행 점포 이용 최소 이동 거리는 1km 이내다. 반면 강원, 전남, 경북은 최대 27km에 달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만반의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서야 하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인명 사고 사례까지 발생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최근 중국에서 해외 송금을 위해 은행을 찾은 70대 노인이 은행원이 권유한 모바일뱅킹 이용에 어려움 겪다 쓰러져 사망했다. 안면인식 본인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은행원이 2시간 동안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다 사고가 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은행이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를 이유로 은행 점포 폐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점포에 여러 은행이 입점하는 공동점포, 이동식 점포, 무인 디지털 점포 등 ‘대체 점포’와 우체국 같은 비(非)은행 기관이 은행 업무를 대리할 수 있는 ‘은행대리업’을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대체 점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도 용인에서 네일아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7세) 씨는 “점포가 아예 없는 것보다 공동점포라도 있는 게 낫긴 하지만 안 되는 업무가 많다”면서 “가게 손님들도 간단한 업무조차 구청이나 다른 지점에서 처리하라는 안내를 받아서 (공동점포)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평도 나온다”고 말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심모(53) 씨는 “가까이 있는 출장소에서는 아들의 군대 적금을 들 수 없어 그냥 나와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권용석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국내 은행들은 점포 효율화 흐름 속에 비용 절감과 금융소비자 편의를 함께 실현하는 공동점포 운영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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