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의 불가피성과 정당성, 내란 불성립 등 그간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공정성 역시 재차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기각을 대비해 국정운영 구상과 국민 통합 등 대국민 메시지를 던지면서,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하는 내용으로 보수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5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최종 변론에 나선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으로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7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최후 의견 진술에 나서는 건 윤 대통령이 최초다.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종 변론에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서 진술할 마지막 진술을 구치소에서 직접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떤 내용이 담길지, 분량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헌재가 최종 진술에 시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만큼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줄곧 내놨던 입장을 전략적으로 종합해 진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계엄의 불가피성과 정당성, 줄탄핵 등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거대 야당의 폭거, 내란 불성립 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국회의 탄핵소추 전인 12월 12일 담화때부터 줄곧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결과적으로 이번 계엄이 짧은 시간 안에, 경고성으로 끝난 평화적인 계엄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4일 열린 5차 변론 당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윤 대통령이 그간 말했던 계엄의 정당성과 합법성 등을 강조하고, 야당의 과도한 행태를 비판할 것"이라며 "또 탄핵공작에 대한 내란 프레임 이야기를 해온 만큼 같은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에 복귀할 경우 세대 통합을 하는 등의 비전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지자들을 향해, 향후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보수층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통수권자로서 최선을 다했고, (계엄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경고성이었다는 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핵심일 것"이라며 "젊은 지지층을 겨냥을 발언도 나올 수 있다"고 점쳤다. 특히 헌재의 편향성을 언급하며 방어권 보장 및 절차적 문제 등에 대한 아쉬움과 억울한 입장을 토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가 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전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최종 변론 기일을 이틀 앞두고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걱정하는 분이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국민에 대한 사과 말씀이 들어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대통령의 명령과 지시를 따른 분들에 대한 선처 같은 말씀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임기단축 개헌 제안'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