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등에 왕성한 소비
임금인상 효과 젊은 세대에 집중

일본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이 왕성한 소비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전반적으로 소비가 정체됐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의 해외여행과 가전제품 구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젊은층에 임금인상이 집중되면서 이들의 소비가 전체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미쓰이스미토모카드가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20대의 지난해 신용카드 결제액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 세대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젊은이들이 주저 없이 지갑을 열었던 분야는 특히 해외여행이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 전체 세대 해외여행 소비액은 2019년과 비교해 10%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는 오히려 30% 이상 늘었다.
관련 뉴스
미야지마 다카유키 소니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청년층은 절약 마인드가 강하지 않은 세대”라며 “K팝 등이 활성화하면서 이웃나라 한국을 여행하는 젊은층과 이들의 소비 금액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중장년층의 소비 감소는 뚜렷하다. 미쓰비시종합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39세의 소비액은 2024년 초부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40~59세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60~79세의 소비는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금리가 있는 시대’로 돌아온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임금 인상을 독려했다. 주요 기업의 이런 임금인상 추이는 사회 초년생과 젊은 세대에 집중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집계하는 ‘임금구조 기본 통계조사’를 살펴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본급을 뜻하는 ‘소정 내 급여’가 20대 대졸자는 약 10% 늘어난 데 비해 40대는 3~5% 정도에 그쳤다.
닛케이는 Z세대가 취업하면서부터 물가와 임금이 같이 오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플레이션 세대’로 그 이전 ‘디플레이션 세대’와 달리 ‘잃어버린 30년’을 거의 경험하지 않은 것도 왕성한 소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각 세대가 경험한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20대가 2% 미만으로 두드러진다. 30~60대는 높아도 1% 정도다.
Z세대 특징으로는 절약하면서도 원하는 것에 돈을 쓰는 ‘메리하리 소비(신축성 있는 소비)’가 꼽혔다. 닛케이는 K팝 붐을 계기로 한국으로 여행하는 젊은 여성들을 그 사례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