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늘었는데 불행해진 한국인...자살률 9년 만 최고치

입력 2025-02-24 14: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통계청, '국민 삶의 질 보고서' 발표
국민총소득 반등했으나 자살률 늘어
기관·대인 신뢰도 3년 연속 내림세

한국은 부유한 나라가 됐지만, 국민들은 삶의 질이 오히려 후퇴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원을 맴돌았으며, 자살률 역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24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용·임금, 소득·소비·자산 등 경제적 지표와 건강, 여가, 안전 등 삶의 질과 관련된 11개 영역 71개 지표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11개 영역 중 소득·소비·자산, 주거, 여가 영역은 개선 지표가 많았다. 반면 시민참여, 가족·공동체, 환경, 고용·임금 영역은 악화 지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7.3명...전년 대비 2.1명↑

소비자물가 지수를 반영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3년 4235만 원으로 전년 대비 90만 원 가까이 늘었다. 가구순자산도 지난해 3억9319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01만 원 늘었다.

그러나 삶의 질은 사실상 후퇴하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인 자살률은 27.3명으로 전년(25.2명) 대비 2.1명 증가했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해 2017년 24.3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자살률은 2023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2014년(27.3명)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자살률이 38.3명으로 여성의 자살률(16.5명)보다 더 높았다.

한국의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OECD에서 작성하는 국제 비교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10만 명당 24.3명으로 1위였다. 리투아니아(18.5명), 슬로베니아(15.7명), 일본(15.6명) 등의 자살률도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았다.

OECD 국가의 자살률은 2000년 이후 대부분 하락하는 추세다. 2000년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은 지속해서 하락해 현재 15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 19시기에 감소했던 기대수명은 2023년 다시 증가 전환했다. 기대수명은 2023년 83.5세로 전년 대비 0.8세 늘어나 OECD 국가 중에선 스위스(84.2세), 일본(84.1세)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021년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72.5세로 전년과 같았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전체 인구의 평균 질병 및 장애 기간을 제외한 수명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일본(73.4세) 다음으로 높았다.

기관·대인 신뢰도 2023년 기준 3년 연속 내림세

시민참여 부문 통계는 주로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관 신뢰도와 대인 신뢰도는 2023년 기준 3년 연속 하락했다.

기관 신뢰도는 2023년 51.1%로 전년 대비 1.7%p 낮아졌다. 기관 신뢰도는 주요 기관과 제도에 대해 신뢰하는 인구 비율을 의미한다. 정부와 국회, 법원, 경·검찰, 지자체, 교육·의료·종교계, 금융기관, 신문·방송사, 노동조합·시민단체 등 16개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한다. 이중 신뢰도가 가장 낮은 건 국회(24.7%)였다.

대인 신뢰도도 같은 기간 52.7%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대인 신뢰도는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인구의 비율로 자신과 친밀한 사람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로 측정한다.

시민의식도 감소했다. 시민의식은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책무에 대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2023년 시민 의식은 5.31점(7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2.5점 감소했다.

다만 시민의 정치적 역량감은 증가했다. 정치적 역량감은 2023년 17.6%로 전년 대비 2.4%p 높아졌다. 항목별로 보면 정부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16.9%, 정부가 국민의 의견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는 18.3%였다.

정치적 역량감은 스스로 정치적 역량감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인구 비율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와 '정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항목의 동의 정도로 측정했다.

범죄 피해율 6439건으로 대폭 늘어...안전 인식도 감소

2022년 인구 10만 명당 범죄 피해율은 6439건으로 2020년(3806건)보다 2633건 증가했다. 범죄 피해율은 2016년 3556건, 2018년 3678건, 2020년 3806건을 기록한 이후 2022년에는 6439건으로 많이 증가했다.

범죄가 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 수준이 낮아졌다. 야간보행 안전도는 2024년에 69.5%로 2022년보다 0.9%p 감소했다. 사회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하거나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안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2024년 28.9%로 2022년보다 4.4%p 감소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흥행 돌풍' 예고한 K리그, 올해 400만 관중 돌파할까 [이슈크래커]
  • 가발 쓴 탈덕수용소ㆍ신상 털린 뻑가…'사이버 렉카', 몰락은 이제 시작? [이슈크래커]
  • 무시하지 말라던 ‘추성훈 아조씨’의 유튜브 떡상기 [요즘, 이거]
  • 기업들이 골프 마케팅하는 이유 [골프더보기]
  • 고물가에 싼 것만 찾는다…유통가 ‘초저가’ 전성시대[韓 과소소비사회 진입하나]
  • “불황 모르는 덕후 소비”…덕분에 웃는 홍대·용산 복합몰[르포]
  • [우크라 전쟁 발발 3년] 종전협상 ‘중대 분수령’...우크라 운명 어디로
  • 현대차 관세 위기에 떠오르는 ‘GM 동맹’…새로운 돌파구 될까
  • 오늘의 상승종목

  • 02.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9,715,000
    • -1.17%
    • 이더리움
    • 3,920,000
    • -4.65%
    • 비트코인 캐시
    • 456,000
    • -5.71%
    • 리플
    • 3,613
    • -4.47%
    • 솔라나
    • 231,500
    • -7.7%
    • 에이다
    • 1,071
    • -5.97%
    • 이오스
    • 898
    • -5.87%
    • 트론
    • 362
    • +1.69%
    • 스텔라루멘
    • 467
    • -4.1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2,000
    • -7.23%
    • 체인링크
    • 24,270
    • -7.26%
    • 샌드박스
    • 487
    • -6.5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