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두 은행 업무 한 곳서 편리…더 늘어났으면” [용두사미 대체점포]

입력 2025-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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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2-24 18:3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첫 공동점포 신설 후 2년 10개월
5개에 그쳐…작년 이후 신설 ‘0’
“출장소 아닌 지점이었더라면…”

▲이달 17일 오후 2시 30분께 찾은 경기도 양주시 국민-신한은행 공동점포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은행에서 안내하는 11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의 ‘혼잡시간’이 1시간여 흐른 뒤인데도 국민은행은 4개 창구가 손님들로 차 있었고, 신한은행은 열려 있는 2개 창구가 상담 중이었다. 한가운데에 있는 대기 공간에는 20대부터 40대, 70대 노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 손님이 10명가량 앉아서 순서를 기다렸다.  (유하영 기자 haha@)
▲이달 17일 오후 2시 30분께 찾은 경기도 양주시 국민-신한은행 공동점포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은행에서 안내하는 11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의 ‘혼잡시간’이 1시간여 흐른 뒤인데도 국민은행은 4개 창구가 손님들로 차 있었고, 신한은행은 열려 있는 2개 창구가 상담 중이었다. 한가운데에 있는 대기 공간에는 20대부터 40대, 70대 노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 손님이 10명가량 앉아서 순서를 기다렸다. (유하영 기자 haha@)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최근 만난 떡집 상인 박진철(71·가명) 씨는 가게 바로 위층에 있는 하나-우리은행 공동점포 신봉점을 자주 이용한다. 입출금이나 통장정리 같은 간단한 업무는 이곳에서 해결한다. 불편한 점도 있다. 박 씨는 “출장소라 잔돈 교환은 안 된다고 한다”며 “가장 가까운 은행 지점은 걸어서 30분 넘게 가야한다”고 말했다.

은행 지점 폐쇄 대체 수단인 공동점포가 접근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2022년 4월 처음 설치된 후 현재까지 운영 중인 공동점포는 전국에 5곳에 불과하다. 공동점포란 제휴를 맺은 두 은행이 창구, 금고 등 개별 영업에 필요한 공간은 분리해 운영하고 고객 대기공간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은 공유하는 형태의 점포를 뜻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경기도 용인 수지에 신봉점을 처음 선보였다. 같은 해 9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경기도 양주와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 두 곳을 개설했다. 같은 달에는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부산 북구에 출장소를 열었다.

용두사미에 불과했다. 2022년에만 네 곳이 생기자 당시 은행 점포 폐쇄의 대안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2023년 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대전 서구에 분리형 공동점포를 신설한 것을 끝으로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설 소식은 없다. NH농협·전북·경남은행·iM뱅크는 공동점포 운영 계획이 아예 없다.

은행들이 공동점포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보안 문제와 비용 등이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공동점포) 운영 행태를 살핀 결과 서로 다른 은행이 한 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내부통제 이슈, 비용 정산 모호 등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앞으로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설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문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두 곳이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아무리 분리돼 있다고 해도 단독으로 운영하는 지점보다는 업무처리가 복잡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같은 지역에서 두 은행이 비슷한 시기에 폐쇄되는 등 은행 간 니즈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확대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우리은행 신봉점처럼 인근에 있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지점이 2021년 9월, 12월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아니면 설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달 14일 오후 2시께 찾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하나-우리은행 공동점포 신봉점에서는 70대로 보이는 여성 고객 3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진은 2022년 11월 11일 오전 11시 50분께 공동점포의 모습이다.   (유하영 기자 haha@)
▲이달 14일 오후 2시께 찾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하나-우리은행 공동점포 신봉점에서는 70대로 보이는 여성 고객 3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진은 2022년 11월 11일 오전 11시 50분께 공동점포의 모습이다. (유하영 기자 haha@)

올해 들어 은행 점포 폐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공동점포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이뤄지는 지점 폐쇄는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지점으로, 1km 반경 내 중복되는 영업망을 조정하고 대형화하자는 취지라 이전보다는 (공동점포에 대한) 은행들의 니즈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니어 특화 점포, 이동·무인점포 확대 등 다른 선택지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들은 공동점포 확대를 바라고 있다. 경기도 양주 국민-신한은행 공동점포(고읍 출장소)에서 만난 법무사 김모(40) 씨는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에서 돈을 찾아 바로 신한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려고 기다리고 있다”며 “옥정로에 있는 신한은행 지점을 갔으면 세 시간은 기다려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여러 은행이 모여 있으면 한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이런 곳(공동점포가)이 더 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우리은행 공동점포 신봉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공인중개사 이모(50) 씨는 “부동산을 찾는 손님들도 필요하면 올라가서 업무를 볼 수 있어 없는 것보다 낫다”면서도 “공동점포라도 입출금, 송금 한도는 일반 지점 수준으로 오르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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